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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rip Diary/2014 Skagit Tulip Festival

아름다운 색의 향연 스카짓(Skagit) 튤립 축제

by EricJ 201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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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을 맞아 미국 국경을 넘어 튤립축제가 벌어지고 있는 스카짓 (Skagit)이라는 동네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밴쿠버와 미국 워싱턴주의 시애틀의 중간쯤에 위치한 작은 동네인 스카짓에서 매년 4월즈음 꽤 큰 규모의 튤립축제가 열린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는 않았었는데, 곧 떠나게될 유럽여행을 대비해 큰맘먹고 구입한 DLSR의 성능을 시험도 해보고 아름다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볼겸 겸사겸사 방문을 결심했습니다. 여태껏 일반 디지털 카메라만 사용해오다가 처음으로 사용하는 DSLR이라 사용법도 아직 익숙치 않고 다루기가 어려워 유럽여행을 떠나기전 녀석과 친해질 시간이 필요했는데, 색색의 튤립들이 들판에 광활하게 펼쳐져있는 동화같은 풍경이 아주 사진찍는 연습을 하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곳이었습니다.




작은 여행을 떠나는 길, 카메라 테스트도 할겸 차 거울에 비친 모습을 찍어본 우리 와이프. 그냥 느낌대로 한번 찍어봤다고 하는데 의외로 좋은 분위기의 사진이 나왔습니다. 역시 이래서 사진은 찰나의 미학이라고 하나봅니다.





드디어 튤립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튤립 축제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축제기간이라 차가 좀 막히긴 했지만 붉은색과 노란색등 원색의 꽃들이 강렬하게 대비를 이루며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풍경에 감 탄사가 내지르며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습니다. 풍경이 아름다우니 아무데나 카메라 렌즈를 갖다대고 찍어도 잘나올것이라는 생각은 큰 오산이더군요. 잘나올수있는 구도를 찾기위해 카메라셔터를 얼마나 눌러야했고, 세팅을 얼마나 바꿔가며 찍어댔는지 모릅니다. 찍을때는 맘에 들것같았던 사진들도 집에와서 확인해보면 또 건질 사진은 몇장 되지도 않고, 결국 그렇게 걸르고 걸르고 또 걸르다보니 손에 꼽을만큼의 사진만이 남고 말았습니다. 위의 사진들도 딱히 맘에 드는 사진들은 아닙니다. 따져보면 다 어딘가 하나씩 아쉬운 부분이 있는 사진들이죠. 역시 첫술에 배가 부르는일은 없는것 같습니다.




멀 리서 전체적인 풍경도 담아보고 꽃 하나를 중점으로 잡아 가까이서도 찍어보고 가까운 꽃에 포커스를 줘보기도하고 먼꽃에 포커스를 줘보기도하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서 다양한 사진들을 찍어보았습니다. 미세한 조리개 세팅하나, 구도의 높낮이에 따라 사진 전체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연발하며 한장한장 신중하게 셔터를 눌러보았습니다. 맑은 하늘의 빛을 받아 더욱 강렬한 색을 내뿜는 꽃들을 열심히 카메라에 담다보니 정말 사진 연습을 위해 이곳을 선택하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번엔 저를 피사체로한 사진입니다. 풍경을 찍는것과 꽃을 찍는것, 그리고 살아있는 사람을 찍는것은 또 다른 세계더군요. 그렇게 사진을 찍다보니 인물사진은 사진을 찍는 사람도 어렵지만 사진을 찍히는 사람도 참 어렵더군요. 꽃밭을 배경으로 수십장의 사진을 찍는데 전문모델도 아닌 사람이 각기 다른 포즈를 취하려니 그 상상력에 한계를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기억에 남는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을 찍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찍히는 사람의 재치 또한 중요하다는 사실을 여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열 심히 돌아다니며 꽃들만 찍어대던중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귀여운 멍멍이 한마리. 용기내어 주인분께 허락을 맡은후 처음으로 강아지를 모델로 사진을 찍어보았습니다. 멍멍이라는 녀석이 계속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이는 생물인지라 찍기 쉽지 않은 피사체였는데 의외로 좋은 사진이 나와서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멍멍이의 색깔과 뒤의 빨간 튤립의 색깔이 꽤 괜찮은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 멍멍이는 너무 귀엽습니다 :)




그 렇게 두어시간동안 튤립밭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던중 우리는 충격적인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직 축제장의 절반조차 보지 못했는데 이미 카메라 베터리가 바닥이 나버린것입니다. 바보처럼 그 전날 베터리를 완전히 충전시켜오지 않은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여행을 나설땐 반드시 베터리를 풀로 충전해야한다는 소중한 교훈과 예비 베터리를 반드시 마련해서 가야한다는 필요성을 여실히 깨달으며 남은 곳은 폰카로 대신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예비 베터리를 구입한것은 물론입니다. 그래도 유럽여행전에 충분히 사진을 찍어볼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할수있어 나름 만족했던 여행이었습니다. 우리의 목적지중 하나인 네덜란드에 가면 끝도없는 튤립밭을 구경할수 있다는데 이곳에서 찍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름다운 사진들을 남겨올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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