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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축구 이적시장 뉴스/Articles

선수 이적의 10단계 절차 - 선수 이적 한건을 위해 뒤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

by EricJ 2018.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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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이적시장은 선수들에게나 감독들에게나 그리고 에이전트들에게나 이적시장을 지지고 볶는 모든 이들에게 바쁜 시간이다. 


우리는 이미 리버풀이 쿠티뉴를 1억 4500만 파운드의 이적료에 바르셀로나로 파는것을 목격했다. 세계 최고 이적료 2위에 해당하는 액수다. 그들은 이미 사우스햄튼의 수비수인 피르힐 반 다이크를 7500만 파운드에 영입하며 보강에 성공했다. 

아직도 아스날의 공격수인 메수트 외질과 알렉시스 산체스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더 큰 이적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팬들은 한건의 이적이 성사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뒤에서 벌어지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새로운 유니폼을 들고 어색하게 찍은 선수의 사진 한장만이 지난 몇달간의 노고를 대신할뿐이다. 

오늘은 이적이 성사되기까지 구체적으로 어떤일들이 벌어지는지 알아보도록 하겠다. 

01. 스카우팅 (The Scouting)


아마 가장 미스테리한 부분이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결국 성공적인 영입이 되려면 현재 상황에 가장 필요한 선수를 먼저 찾는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스카우팅은 축구계에서 계속해서 발전해나가고 있는 부분이다. 관중석에서 선수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본능적인 판단을 내리는 옛날 방식은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이제 점차 없어져가는 추세이며 특히 최고 수준의 리그에선 더욱 그러하다.

많은 구단들은 선수들의 정보와 기록들을 한눈에 볼수 있는 스카우트7과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경기가 끝나면 몇분안에 경기 영상이 업로드 되며, 감독들과 선수 영입 담당자들은 편안하게 사무실에서 경기를 돌려보며 선수들을 분석할수 있는것이다.

거기에 정치적인 부분도 큰 몫을 한다.

경기장에 파견된 스카우터들은 경기장 안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분석하는데 사용하는 시간과 맞먹는 시간을 경기장 밖에서 선수의 에이전트와 만나고, 지인들과 가족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02. 비드 (A bid)


영입을 추진할 선수가 결정되면, 그 다음 해야할일은 이적 (혹은 임대) 오퍼를 넣는일이다. 간단해보이지만 이적을 시작하는 방법은 한가지 이상이 있다.

가장 흔한 방법은 선수의 영입을 원하는 클럽이 오퍼를 팩스로 (지금 시대에도 팩스로 보낸다) 보내고, 선수를 파는 구단이 이를 검토한다.

하지만 믿을만한 에이전트에게 연락해 그들을 대신해 선수의 영입을 진행하거나, 더이상 원치 않는 선수들을 사갈만한 팀을 물색하도록 요청하는 경우도 흔한 방법이다. 이 에이전트는 판매자와 소비자의 중간상인으로 이들이 제대로 일을 진행시키지 않으면 이적 협상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03. 건드려보기 (Tapping up)


프리미어리그의 규정에는 "선수는 계약이 되어있는 구단측의 서면 허가 없이 직접적으로든 간접적으로든 다른 구단과 접촉을 해서는 안됀다."라고 되어있다.

기본적으로 모든 이적은 살짝 긁는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물론 현실은 다르다. 에이전트와 만나 그가 이적을 원하는지, 원한다면 원하는 주급은 얼마정도인지를 먼저 파악하기도전에 상대팀에 오퍼를 넣는 경우는 매우 드문일이다.

눈쌀이 찌푸려진다고? 이것은 상당히 흔한 이적 과정중 하나이다.

양 구단들의 이적료 합의가 이루어지기전에 이미 개인 협상의 대부분이 합의된다.

04. 협상 (Negotiations)
언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이적소식을 전할때 여러 상투적인 문구들을 쓰게 된다. "초기 대화 (Preliminary Talks)", "심화 협상 (Advanced Discussions)", "계속된 협상 (Talks ongoing)", "개인 계약 (Personal Terms)", "최후 담판 (Showdown Talks)"등등 그 상투적인 문구들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러한 문구들은 마치 에이전트와 선수, 구단주, 감독등등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서로에게 계약서를 들이미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다시한번 이야기하지만, 현실은 매우 다르다.

간단히 말해 '협상'이라는것은 에이전트가 선수측이 원하는바를 늘어놓고, 구단의 관계자들 (단장이나 영입 담당 이사등)이 구단에서 내줄수 있는것들을 늘어놓는것이다. 이 단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은 주급 액수와 보너스, 계약금 그리고 개인 초상권 문제등이 있다. 선수들은 대부분 에이전트에게 모든 협상권을 일임하고 상황을 지켜보기만 한다. 그들은 대부분 감독과 만나 자신이 팀에 어떤 부분에서 뛰게 될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한다. 


05. 선수의 딜레마 (The Player's Dilemma)


현재는 바야흐로 선수들의 힘이 강한 시대이며, 이적의 열쇠를 쥐고있는 쪽은 선수쪽이다. 어떤이는 결국 삶이 바뀌는것은 선수이기 때문에 그것이 더욱 공평하다고 말할것이다. 

선수로써 이적을 결정하기 전에 고려해야할것들은 이적후 그 전보다 더 많은 출전시간을 확보할수 있는지, 이사를 할 의향이 있는지 (혹은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하는지), 새로운 클럽의 감독과 잘 지낼수 있을것인지, 계약기간은 얼마로 할것인지등이다. 선수들은 다른 어떤 누구와 마찬가지로 안전한 선수생활을 원한다. 

물론 경제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어떤 종류의 직업이라도 월급은 결정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리버풀 에코의 칼럼니스트이자 리버풀 스트라이커 출신의 닐 멜러는 "그것은 선수가 얼마나 유리한 위치에 서 있는가에 달려있다. 그가 잘 적응한 상태이고 정기적으로 출전하는 상태라면 그의 몸값은 더욱 올라갈것이다. 그가 팀에서 이적대상이고 선수가 이적을 간절히 원하는 상태라면 그의 몸값은 내려간다. 내가 선수시절에는 어떤 지방으로 이사를 가는게 싫어서, 혹은 어떤 감독과 일하기가 싫어서 이적을 거부한 경우도 있다. 그런 모든것들이 다 머릿속에서 지나간다. 축구선수는 비교적 짧은 생명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은 그 댓가가 크다."라고 말했다.


06. 에이전트 (The Agent)


현대 축구에서 에이전트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지금 같은 시기에는 좋은 에이전트는 선수들과 구단들 모두에게 인기가 높다. 전에도 얘기했듯이 에이전트는 클럽들이 원하는 선수들을 찾아주기도 하고, 선수들에게 좋은 클럽을 찾아주기도 한다. 그들의 네트워크와 인맥은 리그의 높고 낮음을 떠나 모든 감독들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된다. 

그들은 또한 선수들이 다른것에 신경쓰지 않고 축구에만 집중할수 있도록 모든 계약 협상이나 논의를 진행시킨다. 좋은 에이전트는 선수들의 멘토가 되어줌과 동시에 아주 자신감 넘치는 협상가여야 한다. 


07. 언론 (The Media)


언론들과 이적시장의 관계는 사랑과 증오가 공존하는 그런 관계다. 그들은 이적시장에 대한 이야기들을 깊숙하게까지 다루기 때문에 사랑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쓰레기 더미들을 뒤져야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증오이기도 하다. 

기자들은 꾸준하게 실현 가능한 이적에 대한 정보들을 받는다. 가장 자주 받는건 에이전트로부터이지만, 가끔은 다른 소스들로부터 받기도 한다. 유명한 '공항으로부터의 택시 운전사로부터' 따위의 이야기는 지금같은 시기에 매우 일반적인것이며, 이따금씩은 정상급 선수들이 핀치 팜 (에버튼의 훈련장)이나 멜우드 (리버풀의 훈련장)에서 목격되기도 한다. 

혹은 랍스터 팟 (리버풀의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목격되었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그것은 매우 심한 케이스다.


08. 메디컬 & 워크 퍼밋 (The Medical & The Work Permit)


이적 계약의 마지막 관문은 메디컬 테스트와 워크 퍼밋이다. 메디컬 테스트는 빅클럽들에겐 매우 중요한 절차로 주로 구단의 훈련장이나 근처의 병원에서 진행되곤 하며, 가끔씩은 구단내 방송 채널을 통해 팬들에게 공개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적시장 마감일에 이루어지는 계약은 도박을 감수해야하는것으로 알려져있다. 예를들어 2011년 1월 이적시장 마감일에 영입했던 앤디 캐롤은 당시 허벅지 부상으로 뉴캐슬의 전력에서 제외되어있던 상태였다. 근본적으로 구단과 선수가 모두 이적을 강행하길 원한다면 그렇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워크퍼밋은 16세 이상의 선수들중 유럽연합의 여권을 갖고 있지 않은 선수들은 모두 필요한 조건이다.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해당 선수가 영국에서 선수로 뛸수 있도록 스폰서가 되어준다는것에 동의한다. 스폰서쉽 동의서는 구단에 의해 작성되며 축구협회에 제출되어야 한다. 축구 협회는 지난 2년간 해당선수가 피파랭킹 70위권 내의 국가 대표팀에서 75% 이상의 경기를 소화했다면 워크퍼밋을 발급해준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워크퍼밋 발급은 거부된다. 단, 부상으로 인해 해당 선수가 대표팀 경기에 나설수 없었다는것을 증명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구단은 첫번째 요청이 거부된 후 항소할수 있으며, 축구 협회의 패널들이 해당 이적으로 인해 선수의 국가 대표팀이 이득을 볼수 있을지 여부를 판단한다. 아스날의 경우를 예를 들면, 가브리엘 파울리스타의 워크퍼밋을 신청할 당시 그는 브라질 대표로 단 한경기도 출전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워크퍼밋 발급이 허락된바 있다. 


09. 드라마 (The Drama)

이적시장 마감일이 다가오면 언제나 다가오는 질문이다. 한달여의 시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름 이적시장의 경우는 더 긴 시간) 왜 많은 클럽들은 마감시간이 1시간밖에 남지 않은 밤 10시에 난리들을 치는가?

왜 가레스 베리와 같은 선수들은 맨시티에서 에버튼으로의 임대이적이 확정되기전, 그들의 차에서 커피와 함께 캔디 크러쉬나 하면서 이적이 허가되기만을 기다리고 앉아있어야 하는가? 왜 해리 레드냅은 니코 크랜차르에게 헤어진 연인처럼 매 1월마다 전화를 해서 자기를 좀 구해달라고 애걸복걸을 하는가?

드라마에 중독된건가? 아마도. 하지만 이적시장 마감일의 가장 큰 변수는 얼마나 큰 도미노 현상이 벌어지는가에 있다. 구단은 최대한의 계획을 세우지만, 어느 한 선수의 이적이 다른 선수의 이적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예를 들면 에버튼이 가레스 베리를 영입한후 마루앙 펠라이니의 맨유 이적이 이루어졌고, 리버풀의 페르난도 토레스가 첼시로 떠난후 곧바로 앤디 캐롤의 리버풀 이적이 성사됐다. 

거기에 갑작스러운 폼 저하나 부상이 공황상태로 몰아갈수도 있으며, 특히 팀이 강등권을 경쟁을 벌이고 있거나, 승격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을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선수 한명을 영입하지 못해 남은 4개월을 고통받게 될수도 있는것이다. 이적시장 마감일에 '패닉 바이'가 이루어지는 이유다.

구단이 갑작스럽게 이적시장 막판에 스타 선수를 잃을 위기에 놓이면, 그의 공백을 매꾸기 위해 급하게 움직일수밖에 없다. 리버풀의 경우에는 토레스를 잃었을 당시 급하게 토레스를 영입했고, 그것은 아주 큰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10. 이적 확정! (Done Deal!)


이제 영입이 끝났다. 

이적료 합의가 끝났고, 선수 개인 협상도 끝났고, 메디컬 테스트도 끝났다. 이제 남은것은 계약서에 사인하고 이적을 마무리해 프리미어리그와 축구협회에 필요한 서류들을 보내는 일이다. 

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것, 웃으면서 새로운 유니폼을 들고 있는 선수와 감독이 어깨동무를 하고 사진을 찍어 올리는 일도 잊으면 안된다. 

간단하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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