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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otball Story/프리미어리그 뉴스

아스날의 계륵으로 전락한 박주영 - 이제는 이적을 고려해야 할때

by EricJ 2012.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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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박주영선수가 아스날로 이적한지도 6개월여가 지났습니다. 모나코에서의 활약을 바탕으로 빅리그 이적을 모색하던 박주영선수가 릴의 제안을 뿌리치고 아스날로 이적하면서 한국팬들에게 큰 기대감을 심어주었는데요, 6개월이 지난 지금 박주영선수는 제대로된 출전시간조차 부여받지 못한채 전력외 선수로 분류되는 치욕스런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끝까지 기다리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찾아올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갖고있었지만 이제는 진심으로 이적을 생각해야 될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스물여섯살의 나이로 스트라이커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해야 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에 나서지 못한채 벤치만 달구고있 다는건 개인적으로도 국가적으로도 막대한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벵거는 도대체 박주영을 왜 영입했을까?
박주영선수가 아스날에 입단을 확정지은 8월에만해도 아스날은 위기의 팀이었습니다.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사미르 나스리를 각각 바르셀로나와 맨시티로 이적시키고 다른 경험 많은선수들도 줄줄이 빠져나가면서전 체적으로 스쿼드에 큰 변화를 겪던 시기였고, 팀의 주전 스트라이커였던 반 페르시도 잘해주기는 했지만 크게 만족스러운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비교적 싼 이적료로 영입할수있는 한국인 박주영은 벵거감독의 눈에 꽤나 좋은 옵션으로 보였을것입니다. 그래서 릴과의 이적협상이 거의 마무리단계까지 가있던 박주영측과 접촉해 이적을 성사시켰던것입니다. 그전에 아스날은 릴에서 제르비뉴를 영입하고 3부리그의 사우스햄튼으로부터 알렉스 체임벌린을 영입하긴 했지만 워낙에 신참내기 선수들이라 박주영의 경쟁자가 되기엔 한참 남은선수들로 간주되었고, 같은 포지션 경쟁자인 샤막은 한참 부진에 빠져있던터라 경쟁에서손 쉽게 이기고 주전자리를 꿰찰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전개 - 붕 떠버린 박주영의 입지
하지만 시즌이 시작하고나서 보니 아스날의 행보는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전개되고 있었습니다. 주전 스트라이커인 반 페르시는  갑자기 골감각이 폭발해 시즌이 끝나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지난시 즌 자신이 기록한 18골을 훨씬 넘어선 22골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보여주고있고, 빠른발과 맹렬한 공격본능을 가진 제르비뉴는 초반부터 벵거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꾸준히 주전출전의 기회를 부여받고 있으며, 어린아이의 수준이라고 생각했던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마저 갑자기 잠재력이 폭발하며 벵거감독의 눈은 물론, 온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이목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박주영선수는 순식간에 오갈데없는 처지가 되어버린것이죠.



어렵사리 찾아온 기회 -칼링컵 출전해 드디어 마수걸이 데뷔골!
물론 그에게도 기회는 돌아왔습니다. 이적후 약 두달동안 벤치만 달구며 애만 태우던 박주영선수는 정규리그 경기도 아닌 4부리그 슈르스버리와의 칼링컵경기에 선발로 출전하게 된것이죠. 당초 기대했던것에 비해 너무나도 초라한 데뷔전이었지만 새로 영입한 선수들의 기량을 테스트하기위해 칼링컵에 선발로 투입하는것은 많은 상위권팀감독들이 하는것이라 벵거감독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를 할수있었고 오히려 하부리그팀을 상대로 화끈한 마수걸이골을 성공시켜 벵거감독의 눈도장을 받길 기대했지만 첫 출전에 대한 긴장감에서였는지 동료들과 손발이 잘맞지않는 모습을 보이며 별다른 활약없이 그렇게 데뷔전을 마쳤습니다.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지만 어쨌든 팀은 승리해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고, 그 바로 다음 라운드에서 만난 볼튼을 상대로 다시 선발출전의 기회를 잡은 박주영선수는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않고 팀 동료 베나윤의 도움을 받아 아스날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벵거감독의 눈도장을 찍는데 성공했습니다. 
 


꿈의무대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다 - 하지만 실망스러운 데뷔
그렇게 어렵사리 벵거감독의 마음을 얻어낸 박주영선수는 뜻밖의 기회를 맞이하게 됩니다. 정규리그도 아닌 유럽축구선수들의 꿈의무대인 챔피언스리그에 데뷔할 기회를 잡게 된것이죠. 그렇게 박주영선수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마르세유전에 갑자기 선발로 투입됩니다. 당시 아스날은 조별리그 경기에서 4승 1무로 다소 여유로운 상황이었고, 지난 1차전원정에서 1-0으로 승리해 분위기도 올라있었던 상태였기 때문에 주전들의 체력안배도 고려할겸해서  벵거감독은 박주영선수와 아론 램지, 제르비뉴, 칼 젠킨슨, 아르테타등 어린선수들을 위주로 짠 스쿼드로 마르세유를 상대했습니다.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벵거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찍을수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던 박주영선수는 아쉽게도 그 경기에서 전혀 눈에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한채 62분간 그라운드를 밟고 반페르시와 교체되어 실망스러운 챔피언스리그 데뷔전을 마쳐야 했습니다.

그 이후에도 칼링컵 맨시티전에 출전해 만회를 노렸지만 또다시 별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66분만에 제르비뉴와 교체되는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선수의 모든것을 판단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던 기회였지만 벵거감독은 박주영을 즉시전력감으로 생각하고 영입했던만큼 그가 출전한 경기에서 큰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자 점점 그에게 출전기회를 부여하지 않기 시작했습니다. 벵거감독은 그의 연속된 결장에 대해 "1월에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 제르비뉴와 샤막이 차출되어가게되면 그에게 기회는 돌아올것이다." 라고 했지만, 1월에 얻었어야할 박주영선수의 기회를 앗아간 복병은 정말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뛰쳐나왔습니다.


'킹' 앙리의 귀환
설마설마했지만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날것을 예상한 사람은 많치 않았습니다. 아스날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이후 MLS의 뉴욕 레드불스로 이적하면서 유럽축구계에 작별을 고한줄만 알았던 아스날의 '킹' 티에리 앙리가 MLS의 비시즌 시기를 이용해 친정팀인 아스날로 단기임대를 온것입니다. 제르비뉴와 샤막이 모국으로 차출되어 간 동안 반 페르시의 백업역할을 수행하며 체임벌린과 아르샤빈등과 포지션 경쟁을 해야했던 박주영선수는 갑작스런 앙리의 등장으로 인해 출전시간에 또 다른 제약을 받았고 앙리 또한 임대후 가진 첫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는등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면서 박주영선수의 입지를 계속해서 밀어냈습니다. 결국 앙리는 제르비뉴와 샤막이 돌아올때까지 백업공격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하고 돌아간 소속팀으로 돌아갔고 그 이후 박주영선수는 벤치는 커녕 18인맴버에도 속하지못해 사실상 전력외의 선수로 밀려난 처지가 되었습니다.



리저브팀에 출전해 골을 기록한 박주영 - 다시 기회를 잡을수 있을까?
최근 박주영선수는 리저브팀 매치에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했습니다. 한국언론에서는 이를 두고 '2군으로 강등'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들을 내보냈는데, 사실 이는 2군으로 강등되었다기보다는 1군경기에 출전하지못해 실전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이 몸을 풀수있게 해주는 차원의 출전이지 2군으로의 강등을 의미하는것은 아닙니다. 부상으로 오랫동안 그라운드를 밟지못한 선수들이 리저브팀 매치에 출전해 1군 복귀를 준비하는것과도 같은 맥락입니다. 실제로 이 경기에는 아르샤빈과 샤막, 베나윤등의 선수들이 함께 출전해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더더욱이 2군강등이라고 볼수는 없는것입니다. 박주영선수는 지난 1월 22일 맨유전에 후반 막판에 교체로 출전했던것을 마지막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리저브매치 출전으로 실전감각을 끌어올린 박주영이 앞으로의 경기에서 출전기회를 잡을수 있을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합니다. 이번 주말 경기는 격렬한 경기가 예상되는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라 좀 그렇지만, 다음주 리버풀전이나 다음주중에 벌어지는 AC밀란과의 챔피언스리그경기에 출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1차전에서 4-0의 대패를 당했던 아스날은 사실상 탈락한것이나 마찬가지라 이날 경기에 주전들을빼고 경기에 임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주전들이 빠진 경기'에서 출전기회를 노려야 한다는것이 자존심이 상할수도 있지만, 지금 박주영선수의 입장에서는 찬밥 더운밥 가릴처지가 아닙니다. 지금부터 찾아오는 기회는 반드시 잡아 뭔가 보여줘야합니다. 다음 시즌에 아스날에 잔류하던 다른팀으로 이적하게 되든간에 지금 뭔가 보여주지 않으면 그 누구에게도 관심을 받지못한채 쓸쓸히 군에 입대해야 할지도 모를일입니다...

다음 시즌 박주영 선수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그럴일은 없겠지만 만약에 박주영선수가 나에게 다가와 진지하게 미래에 대한 상담을 해온다면 저는 단호하게 '당장 이적하라'고하고 싶습니다. 아스날은 분명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중 하나이고 세계최고수준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면서 배우는점도 물론 많겠지만 그보다 현재의 박주영선수에게 중요한것은 경기에 출전하는 시간입니다. 만약 박주영선수가 지동원선수처럼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꽃같은 나이라면 당연히 아스날에 못을 박고 끝까지 버티라고 하겠지만, 박주영선수는 이제 스트라이커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려야할 나이입니다. 그런 박주영에게 아스날은 적합한 팀이 아닙니다. 설사 이번 시즌 막판에 기회를 잡아 몇경기 선발출전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다음시즌이 되면 모든것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또 다시 주전경쟁을 새로 시작해야할것이며 거기서 박주영선수가 승리할것이라는 보장 또한 없습니다. 게다가 박주영선수에게 남은시간은 이제 단 1년입니다. 그 1년이 지나고 다시 유럽무대에 복귀할수있을지는 솔직히 미지수입니다. 내년이 지나고 상무에 입대해 2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나면 박주영선수는 어느덧 서른을 맞이하게 됩니다. 스트라이커에게 서른은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라고도 할수있죠. 유럽무대에서 확실하게 기량을 입증받지못한 서른살의 스트라이커를 어떤팀이 데려가려고 할까요? 군 제대후 유럽무대 복귀여부는 둘째치고라도 빅리그에 진출해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도 못한채 쫓겨나듯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장으로써 너무 안타까운일이 아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아직 아스날과는 1년의 계약기간이 남았습니다. 아스날측의 입장에서는 내년시즌에 활용가치가 없을것 같다는 판단이 서게되면 그의 이적을 추진할것입니다. 과연 군입대가 1년남은 이 시기에 그를 영입해 갈 팀이 있겠는가 싶지만, 만약 그가 이번 남은시즌동안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다른팀에서 1년계약으로라도 제의가 들어올수도 있습니다. 아스날은 내년시즌 제대로 활용도 못하고 그냥 보내버리느니 조금이라도 이적료를 받을수있는 기회가 있다면 박주영을 풀어줄 가능성도 있습니다. 내년 시즌 주전자리 확보를 위해서라도 가능하다면 반드시 이적을 추진해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벤치에 시무룩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박주영보다는 경기에나서 뛰고 구르고 동료들과 함께 골을 넣고 기뻐하는 박주영을 보고싶습니다. 꼭 아스날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그의 능력을 발휘할수있는팀으로 부디 이적할수있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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