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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otball Story/축구 뉴스

무승부로 끝난 창과 방패의 불꽃튀는 명승부 - 스페인 1 - 1 이탈리아

by EricJ 2012.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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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과 방패의 대결! - 스페인 1 - 1 이탈리아
유로 조별리그 C조 첫번째경기였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경기가 많은 화젯거리를 남긴채 끝이났습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었던 이 경기에서 '창' 스페인은 스트라이커를 뺀채 여섯명의 미드필더를 포진시키는 제로톱이라는 변칙전술을 들고나왔고, '방패' 이탈리아는 데 로시를 중심으로 한 스리백 디펜스를 들고나와 맞섰는데, 스페인은 대표팀의 '심장' 이니에스타를 중심으로한 '바르셀로나 특공대' 부스케츠, 챠비, 파브레가스, 그리고 맨시티의 '능력자' 다비드 실바등을 앞세운 빠르고 정확한 패스로 이탈리아를 압도할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데 로시를 중심으로 늘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인 이탈리아의 스리톱과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공수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인 피를로가 지휘하는 미드필드진영에 가로막히면서 스페인 특유의 유연한 패스워크가 전혀 그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오히려 두 악동 카사노와 발로텔리에게 큰 위협을 당하며 압도적인 볼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전혀 경기를 이끌어나간다는 느낌을 주지 못할정도로 경기는 치열한 분위기속에서 치러졌습니다. 초반 탐색전을 끝낸 스페인은 수비라인을 서서히 끌어올리고 이탈리아를 압박해 들어왔고, 스페인 특유의 점유율 축구로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시험했지만 이탈리아의 빗장은 스페인의 침투를 쉽사리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투톱으로 출전한 카사노와 발로텔리는 수비를 한껏 끌어올린 스페인 수비의 헛점을 노린 영리한 역습으로 여러차례 스페인의 골문을 위협했고, 카시야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을 할수도 있었을만큼 결정적인 기회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물론 역습 찬스를 만들어낸건 플레이메이커 피를로의 작품이었지만요. 그렇게 쉴새없이 공방전을 벌인 양팀은 전반전을 무승부로 끝냈고, 후반전들어 드디어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우기 시작합니다. 



이탈리아의 승부수 - 우디네세의 특급  골잡이 디 나탈레
일단 먼저 승부수를 띄운쪽은 이탈리아였습니다. 전반전 내내 좋은 활약을 펼치긴 했지만 축구계 악동의 양대산맥 카사노와 발로텔리의 아슬아슬한 반칙때문에 놀란가슴을 여러번 쓸어내려야했던 프란델리감독은 후반전 10분경 발로텔리를 불러들이고 우디네세의 특급 골잡이 안토니오 디나탈레를 투입합니다. 디나탈레는 34살의 적지않은 나이에도 이번 시즌 이브라히모비치, 디에고 밀리토에 이어 세리에A 득점 랭킹 3위에 오른 절정의 골감각을 지닌 선수인데, 그는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투입된지 불과 5분여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균형을 먼저 깨뜨리는데 성공합니다. 물론 골 이전에 스페인의 수비진을 꿰뚫는 피를로의 날카로운 스루패스가 있었지만, 절묘하게 돌파하여 세계 최고의 골키퍼인 카시야스를 상대로 골을 터뜨린 디나탈레의 결정력은 그야말로 이탈리아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스페인의 승부수 - 토레스, 하지만...
하지만 아쉽게도 이탈리아의 리드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그때까지도 견고하게 잘 버티던 이탈리아의 수비진이 결국 파브레가스에게 딱 한번 뚫린것이 동점골로 이어져버린것이죠. 스페인의 패스마스터 이니에스타가 실바에게 넘겨준 볼은 절묘한 타이밍으로 파브레가스에게 이어졌고, 파브레가스는 부폰을 제치고 동점골을 득점했습니다. 델보스케 감독은 동점골 이후 파브레가슬를 빼고 원톱 토레스를 투입하며 전술의 변화를 꾀했지만 아쉽게도 토레스의 결정력은 델보스케 감독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스페인의 미드필더들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업고 자신만만하게 이탈리아의 수비진과 맞섰지만 결정적인 순간에서 날린 슈팅들이 모두 골문을 외면하면서 결국 팀에게 승리를 안겨주는데 실패했습니다. 첼시에서부터 계속된 토레스의 부진은 대표팀에서도 고쳐질 생각을 하지 않을 모양이군요. 다비드 비야의 부재속에 토레스의 어께에 얹어진 책임감이 클텐데, 그가  살아나지 못한다면 앞으로 남은 경기들에서 스페인의 선전은 기대하기 힘들텐데 말이죠. 요렌테도 정말 좋은 스트라이커인데 아무래도 감독님이 토레스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는 못하시려나봅니다. 개인적으로 교체선수로는 토레스보단 요렌테가 훨씬 더 위력적이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지난 A조와 B조의 경기들이 너무 지루했다며 불평을 쏟아냈던 팬들에게 이제야 유로컵 대회다운 경기를 보여준 이탈리아와 스페인이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의 선전을 기대하지 않았었는데, 오늘 경기를 보니 이 상대로만 전력이 유지된다면 이탈리아의 우승도 한번쯤 기대를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피를로의 체력이 어느 정도나 유지되느냐, 발로텔리가 퇴장을 당하느냐 마느냐, 데로시가 센터백 포지션에 얼마만큼 더 적응을 해주느냐에 달려있겠지만, 무적함대 스페인을 상대로 이정도의 경기력을 펼친 아주리군단이라면 유럽을 제패하는것도 이상하지는 않을것같아 보이는군요. 아직 뚜껑이 열리지 않은 프랑스와 잉글랜드가 얼마만큼의 전력을 드러내느냐도 지켜봐야겠지만요. 네덜란드와 포르투갈의 부진으로 약간 김이 빠졌던 유로에 다시금 불이 붙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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