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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분데스리가/기타 분데스리가 클럽

[OneFootball] 왜 독일 축구팬들은 RB 라이프치히를 경멸할까?

by EricJ 2020. 8.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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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창단된 RasenBallsport 라이프치히가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그들은 많은 젊은 재능들과 함께 매우 공격적이고 빠른 축구를 구사한다. 하지만 그들은 중립 팬들의 마음까지 얻지는 못하고 있다. 그들은 독일 축구계 전반에 걸쳐서 미움을 받고 있다. 왜일까?

독일 축구는 팬들의 정치, 그리고 팬들의 주인의식으로 이루어져있다. 50+1 규정은 팬들이 그들의 클럽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는것을 상징하고 있다. 어떠한 한 사람이나 회사가 구단의 50%이상의 지분을 소유할수 없게 되어있는것이다.

예외가 있긴 하다. 바이엘 레버쿠젠과 VfL 볼프스부르크는 노동자 클럽으로 결성된 구단이기 때문에 독일 축구협회로부터 면제를 받았다. TSG 호펜하임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유스선수 출신들에 의해 소유되었다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한 지역 갑부 디에트마 호프가 구단의 인수 허가를 받았다. 

라이프치히는 50+1 규정에서 예외를 받지 않았다. 사실 그들은 50+1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 다만 누구에게도 투표권을 주지 않을뿐이다. 누구나 회원이 될 수 있고, 시즌당 1000유로를 내면 골드 회원이 될 수 있지만, 투표권도 받을수 없고 클럽의 운영에 관여도 할 수 없다. 그들이 처음 분데스리가에 입성한 2016년부터 그들은 단 17명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했다. 그들은 모두 구단의 운영진들이다.

레드불은 독일의 구단을 매입해 리브랜딩을 하겠다는 확실한 야심이 있었다. 그들은 클럽을 가능한한 빠른 시간안에 가장 크게 키우고 싶어헀다. 그들은 장크트 파울리, 1860 뮌헨, 그리고 포르투나 뒤셀도르프등의 인수를 추진했었다. 하지만 팬들은 그들의 인수를 완강히 거부했고, 레드불은 매번 팬들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독일에서는 역사와 전통이 최우선이었다.

그래서 레드불은 당시 5부리그 소속이던 라이프치히 근교를 연고로 한 클럽인 SSV 마르크란슈태트를 매입했다. 그리고는 클럽의 이름, 유니폼, 앰블럼등을 모두 바꾸고 RB 라이프치히라는 이름으로 팀을 새롭게 단장했다. 그렇게 RB 라이프치히라는 클럽이 독일의 5부리그에 등장하게 됐다. 

하지만 왜 축구 클럽이 존재하는가? 왜 돈을 벌려 하는가? 대부분은, 승리하기 위해서다. 더 높은곳에서 플레이하길 원하고, 돈을 벌어 구단의 성장을 위한 재투자를 하는데 다시 사용한다. 하지만 라이프치히는 아니다. RB 라이프치히는 단지 승리하기 위해 창단된 구단이 아니다.

그들의 궁극적인 목적은 많은 사람들의 눈을 '레드불'이라는 브랜드에 최대한 빨리 모이도록 하는것이다. 라이프치히는 경기에서 승리하기 시작했고, 그것은 커뮤니티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이 존재하는 이유를 하나씩 파고들어가다보면 결국 존재의 이유는 광고다. RB 라이프치히가 존재하는 이유는 레드불의 성공을 위해서일뿐이다. 그것이 독일 축구계 전체가 그들을 좋지 않게 보는 이유다.

그들이 돈을 쓰는것을 보면 그들의 성공 스토리가 단지 동화같은 이야기가 아니라는것을 알 수 있다. 지난 10년간 라이프치히의 넷스팬딩은 1억 8700만 유로였으며 이는 3억 3000만 유로를 사용한 바이에른 뮌헨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규모다. 그들이 분데스리가에 머문것이 단 네시즌에 불과함에도 말이다.

지난 다섯시즌동안 그들의 넷스팬딩은 1억 6000만 유로로 뮌헨의 1억 7500만 유로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다. 세계 최대의 에너지드링크 회사인 레드불 소유의 클럽이니 그들의 자금력은 예상된것이었다.

레드불은 라이프치히의 유니폼에 자신들의 로고를 박는 댓가로 시즌당 3500만 유로를 구단에 지불한다. 최근 '1&1'과 계약한 도르트문트가 시즌당 1500만 유로를 받는것에 비교하면 지나치게 높은 수치다. 두 클럽이 지역적으로보나 독일내적으로보나 세계적으로보나 인지도에서 도르트문트가 앞서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것은 잉글랜드나 다른 유럽에서는 흔히 일어나고 있는일이긴 하다. PSG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그 클럽들은 억만장자 구단주가 등장하기 전에도 이미 존재했던 클럽이다. 하지만 라이프치히는 아니다. 그것이 차이점이다.

진짜 비극은 이런일이 다른 유럽의 빅리그의 클럽들보다 더 팬들과 가깝게 소통하고 있는것으로 유명한 독일의 축구계에서 일어났다는것이다. 장크트 파울리나 1860 뮌헨, 포르투나 뒤셀도르프의 팬들에게 10년전 레드불이 인수제안을 했을때 받아들이지 않은것에 대해 후회하는지 물어본다면 그들은 모두 똑같이 얘기할것이다: '레드불에게 구단을 내어주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라고. 

라이프치히는 팬들을 가장 우선시하는 독일의 모든 축구팬들로부터 그들의 존재에 대해 계속해서 협박을 받고 있다. 그들은 계속해서 라이벌들보다 더 많은 자금을 사용할 수 있으며 그것은 정당한 경쟁을 방해하게 될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독일 축구팬에게 축구 그 자체의 의미를 약화시킬것이라는것이다. 

그들이 왜 그렇게 미움을 받는지 알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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