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The Football Story/UEFA 챔피언스리그

에미리츠 극장...이 될뻔했던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아스날 vs AC밀란 - 5%의 기적에 모든것을 건 거너스의 명승부

by EricJ 2012. 3. 7.
반응형


최고의 명승부가 벌어질뻔 했습니다. 지난 밀란원정에서 4-0으로 대패하는  바람에 벵거감독 자신도 '8강에 진출할 확률은 5%에 불과하다'라고 할 정도로 포기하다시피했던 챔피언스리그였지만, 벵거감독과 선수들은 그 5%의 확률에도 최선을 다하는 프로다운 모습을 보이며 맘놓고 있던 밀란을 궁지로 몰아넣었습니다. 단 한골이 부족해 8강의 문턱에서 땅을 쳐야했지만, 왜 그들이 포병부대 거너스인지 확실하게 보여준 경기였습니다.


Arsenal 3 - 0 AC Milan (agg 3-4)
Champions League Round of 16 2nd Leg @ Emirates Stadium, England

사실 경기가 시작할때까지만해도 아스날이 이렇게까지 저돌적으로 나오리라고 생각한사람은 많이 없었을것입니다. 밀란 원정에서 형편없는 경기력으로 4-0의 완패를 당한지라, 리그에 집중해도 모자랄 전력을 얼마되지 않는 확률에 쏟아붓는 모험을 하지 않을것이라는 예상대문이었는데, 그 예상들은 보기좋게 빗나갔고, 벵거 감독은 로빈 반 페르시를 위시해 왈콧과 제르비뉴, 챔벌레인등의 공격수들을 총동원해 경기 시작과 함께 극단적인 공격전술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라운드에서 달리는 선수들만 보고 있으면 이게 방금 시작한 경기인지 경기종료 5분남은 상황인지 분간이 안갈정도로 사력을 다해 달렸고, 절대 뒤로 물러서지 않고 오로지 앞으로만 전진하며 밀란의 수비진을 당혹스럽게 만들었습니다. 아스날이 가한 전방위 압박에 당황한 밀란 수비진은 사방에서 쏟아져들어오는 아스날의 공격을 막아내기에 급급했고, 결국 전반 7분만에 선제골을 허용하며 완전히 주도권을 아스날에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선제골을 기록한 이후에도 주저하는 모습없이 계속해서 밀란을 밀어부친 아스날은 26분 추가골까지 터뜨리며 반전드라마의 서막을 써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밀란은 간간히 역습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계속되는 아스날의 폭풍공격에 집중력을 잃은듯 허무하게 찬스들을 날려버리며 계속해서 아스날의 페이스에 말려들었습니다. 전반 종료 2~3분여를 남기고 채임벌린이 만들어낸 페널티킥을 반 페르시가 놀랍도록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3-0까지 밀어부쳤을땐 아스날 팬이 아닌 저도 그만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왜 반 페르시가 EPL 최고의 스트라이커인지 여실히 증명하는 장면이죠. 제 심장이 다 밖으로 튀어나오는줄 알았으니까요..



하지만 거기까지였습니다. 전반에 모든 체력을 소진했던 탓인지 선수들이 약간은 지친 기색이 역력했고, 전반에 기가막히게 맞아들어가던 세밀한 패스들이 체력부족으로 인해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설상가상으로 55분경 반페르시에게 찾아온 절호의 기회마저 아비아티 골키퍼의 놀라운 선방에 걸리며 날아가버리며 운마저 따라주지 않았습니다. 후반 10분여를 남기고는 부상당한 왈콧을 대신해 박주영까지 투입하며 무려 네명의 스트라이커 (박주영-샤막-반페르시-제르비뉴)를 가동한 아스날은 최소 연장으로 끌고갈수 있는 단 한골을 얻어내기위해 고분분투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문턱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박주영은 지난 마르세유전에 첫출전했을때보다 훨씬 좋은 움직임을 보이며 아스날의 기적에 일조하기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결국 기대했던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켜야했습니다.

비록 오늘 그들은 챔피언스리그 탈락의 아픔을 받아들여야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 그들이 보여준 투지는 충분이 박수를 받을만했습니다. 아쉽지만 패배를 받아들이고 이젠 다음 챔피언스리그 직행티켓을 차지하기위해 남은 리그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밖에는 남지 않았습니다. 현재 리그 3위 토트넘과의 승점차는 불과 4점차. 오늘과 같은 투지를 리그경기에서만 보여준다면 남은 경기동안 승부를 뒤집는일도 불가능하지 않을듯 싶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