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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rip Diary/2015 Spain

[2015 스페인 여행] 11. 바르셀로나

by EricJ 2016. 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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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celona

Dec 30, 2015


가우디 투어 Part 2

구엘 궁전 (Palau Guell) -> 사그라다 파밀리아 (Sagrada Familia) -> 구엘 공원 (Park Guell)

Palau Guell


어제 보지 못했던 구엘 궁전이다. 바르셀로나의 재력가였던 구엘의 후원을 받은 가우디가 처음으로 설계한 대규모 작업이었다는 구엘 궁전은 이런 건축물이 있을거라고 생각이 들지 않는 어느 허름한 골목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카사 밀라나 카사 바트요 만큼 화려하지 않아서 여길 진짜 꼭 들어가봐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막상 들어가서 보면 가우디 특유의 디테일이 가장 잘 살아있는 걸작이다.


가우디의 건물답게 전부 곡선, 곡선 또 곡선이다. 자신을 후원해준 구엘을 위해 만든 저택인만큼 건물 곳곳이 그만의 독특한 디테일이 돋보이는 작품들로 가득하다. 구엘 개인을 위한 저택으로 지어졌지만 '궁전'이라 칭해질정도로 그 화려함이 남다른 곳이다.


가우디 건물들의 백미는 언제나 건물의 옥상이다. 구엘 궁전의 옥상엔 20여개의 굴뚝이 솟아있는데 저마다 그 형상이 제각각이다. 굴뚝들은 전부 깨진 타일들을 붙여서 만든 모자이크의 방식으로 만들어졌는데, 이는 가우디의 그 어떤 건물들을 가도 볼수 있는 그 만의 시그네쳐같은 특징적인 형상이다.


La Sagrada Familia


가우디 투어의 백미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다. 여기는 언제나 넘쳐나는 관광객들로 유명한곳이기 때문에 사전 예약은 필수다. 성당 입장 시간과 탑에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탑승하는 시간을 사전에 예약을 해놓아야 한두시간은 족히 걸리는 기나긴 줄에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곧바로 성당에 입장할수 있다.


성당은 입장하는 그 순간부터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왜 사람들이 가우디 투어의 백미로 바로 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꼽는지 그 이유를 알것 같다. 면적이 일단 그렇게 넓은 성당은 아니지만, 까마득하게 높은 천장 탓인지 내부가 굉장히 탁 트인 느낌이다. 자연을 사랑하고, 건물 내부에서 자연 그대로의 느낌을 살려내고 싶어한 가우디의 의도는 숲속의 나무들을 연상시키는 이 기둥들로부터 시작이다.

성당의 모든 창문들을 장식하고 있는 알록달록한 색의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 채광은 마치 아침나절 숲속에 세어들어오는 밝은 살과도 같은 색을 만들어낸다. 분명 사람이 만든것이지만 전혀 인위적인 느낌없이 정말 자연이 만들어내는 색처럼 자연스럽다. 숲속을 산책하는것 같은 느낌을 주기위한 가우디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된 설계다. 이쪽은 노랑과 주황색으로 아침나절의 빛을 연상시키는 색을 내지만 반대편에는 푸른색과 보라색의 스테인드 글라스로 장식된 창문이 있다. 아마도 해질녘쯤 해가 반대편으로 넘어가면 지금과는 다른 분위기의 빛깔로 성당은 물들여질것이다. 정말 천재 건축가라는 명성은 괜히 얻어지는것이 아니다.


성당의 앞쪽에 모셔져 있는 예수상은 다른 여느 성당의 예수상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모셔져 있는데, 이는 천장 높은곳에 나 있는 창을 통해 들어오는 한줄기의 빛이 오롯이 이 예수상만을 비추는 형태로 되어있다. 가우디의 남다른 신앙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성당의 외벽에 장식된 셀수없이 많은 조각들도 경외심이 들 정도로 엄청난다. 각 조각들마다 하나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어, 마치 가우디가 이 건물 하나에 성경 한권을 전부 표현해놓고 싶었던게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중에서도 성당의 메인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파사드는 단연 압권이다.


Park Guell


가우디 건축기술의 모든것이 집약되어있는 바르셀로나 시민들의 휴식공간, 구엘 공원이다. 이곳 또한 관광객들이 득시글거리는곳이라 사전예약이 필수인곳이다. 공원은 시내가 내려다보인는 전망이 아주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데, 전망이 좋다는 구불구불한 길을 올라가야하므로 찾아가기 쉽지 않은곳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주차를 할수 있는 메인 입구를 찾느라 또 한번 고생을 해주고, 겨우 입장시간에 맞춰 도착할수 있었다.


가우디의 작품답게 이곳도 곡선의 향연이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건 역시 벤치. 구불구불한 곡선으로 이루어진 벤치가 한바퀴 크게 둘러져있는 벤치는 가만히 앉아 멀리 보이는 바르셀로나 시내의 전경을 감상하기에 알맞은 장소다. 벤치 또한 부드러운 곡선으로 만들어져 앉으면 몸에 딱 들어맞는 인체공학적인 설계로 만들어져있다. 역시 가우디의 디테일은 어느곳에나  숨어있다.


공원 입구에 세워져 있는 이 두개의 앙증맞은 건물은 마치 동화 헨젤과 그레텔속에 나오는 과자의 집을 연상케 한다. 원래 이 건물들의 목적은 이곳의 관리원들이 묵는 숙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구엘 공원은 사실 미완성으로 원래 구엘은 이곳에 전원주택단지를 조성해 스페인 부유층에게 분양할 예정이었지만, 부동산 침체등으로 인해 계획이 틀어졌고, 결국 후에 바르셀로나시에 의해 시민 공원으로 그 용도가 변경된것이라고 한다. 만약 예정대로 가우디가 설계한 주택단지가 들어섰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서민들의 휴식공간이 된 지금의 모습이 더 아름다웠을거라 생각한다.


Camp Nou


세계적인 축구클럽인 바르셀로나의 홈구장인 캄프누다. 바르셀로나의 팬은 아니지만 (본인은 맨유팬) 그래도 바르셀로나에 왔으니 축구경기 한번은 봐주는것이 인지상정. 미리 예약해둔 티켓을 들고 수많은 인파들 사이에 섞여 경기장으로 향한다. 중요한 경기도 아니고 그냥 일주일에 한번 있는 리그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9만 이상의 관중을 수용할수 있는 캄프누의 좌석 대부분이 꽉 들어찼다. 개인적으로 경기를 보러가기만 하면 응원하는 팀이 지는 징크스를 갖고 있어 걱정을 했는데 역시 바르셀로나는 바르셀로나였다. 상대는 리그 중하위권 클럽인 레알 베티스. 세비야를 연고로 하는 베티스를 상대로 바르셀로나는 자비없는 맹폭격을 퍼부으며 4-0 대승을 거뒀다.


경기도중 재미있었던 장면. 오랜 재활끝에 복귀한 메시가 경기도중 부상으로 쓰러지자 모든 스태프들과 의료진들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의료진들이 경기장으로 뛰어 들어오고 메시를 싣고 들어가기위해 전기자동차까지 대동됐다. 다른 선수들이 쓰러졌을때는 볼수 없었던 장면이라 웃기기도 하고, 메시의 위상이 이만큼 대단하다라는걸 느낄수있었던 장면.



축구도 이겼고, 우리의 바르셀로나 시내 여행도 큰 탈 없이 무사히 끝마쳤다. 여행은 아직 하루가 남았지만 벌써부터 아쉬운 마음이 밀려온다. 이제 내일 몬세라트 여행만 마치면 고단했던 여행도 끝이다. 워낙 쉴틈없이 달리기만 했던 여행이라 끝이라는 사실에 오히려 안도감이 드는것도 사실이지만, 고단했던만큼 기억에 많이 남는 여행이었기에 과연 여행이 끝나고나면 현실세계로 쉽게 돌아올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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