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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17m 자하 영입 - 제 2의 베베가 되지 말기를...

by EricJ 2013.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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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가 크리스탈 팰리스의 공격수 윌프레드 자하의 영입을 드디어 마무리 지었습니다. 이제 메디컬 테스트만 통과하면 정식으로 맨유선수가 될것이라고 하는데 다음 시즌 프리미어리그 승격티켓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있는 크리스탈 팰리스의 요청에 따라 맨유는 영입과 동시에 그를 다시 크리스탈 팰리스로 임대를 보내는것에 합의했다고 합니다. 고로 이제 윌프레드 자하는 맨유소속의 선수가 되지만 다시 크리스탈 팰리스로 돌아가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사실 맨유로써도 자하를 영입하는 이유가 당장의 전력상승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의 개념이기 때문에 선수의 경기감각 유지를 위해서라도 크리스탈 팰리스로의 임대는 충분히 받아들일만한 조건입니다. 하지만 이 영입에서 한가지 걱정되는 사실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맨유가 지불하는 이적료가 무려 1700만 파운드에 이른다는 점입니다. 이적료의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언론에서 추정하고 있는 그의 이적료는 대체적으로 1500만 (1000+500) 파운드에서 1700만 (1500+200) 파운드 정도인데 1500만 파운드든 1700만 파운드든 아직 프리미어리그에서 검증도지도 않은 2부리그 출신의 20살짜리 유망주 몸값치고는 상당히 비싼편이라는건 확실합니다. 잉글랜드 출신 선수들의 몸값에는 어느 정도 거품이 끼어있다는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가격이고 그가 아주 높은 가능성을 지닌 유망주라고 할지라도 1700만 파운드라는 가격은 왠만한 즉시전력감 선수들의 몸값 못지않은 가격이라는점에서 걱정되는 마음이 큽니다. 직접적인 비교를 하긴 뭐하지만 지난 시즌 프랑스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던 올리비에 지루가 아스날로 이적할 당시 기록한 이적료가 약 1000만 파운드 남짓이었고, 얼마전 QPR로 이적한 마르세유의 공격수 로익 레미도 1000만 파운드가 안되는 가격을 기록했다는것만 보더라도 (물론 대체적으로 프랑스 선수들이 가격이 좀 낮긴 합니다만) 자하의 이적료가 얼만큼 비싼 가격인지 대충 감이 오실겁니다. 이렇게 비싼 가격에 아직 검증되지 않은 유망주라고 하니 저는 슬그머니 떠오르는 사람이 하나 있네요. 바로 2010년 축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이적 선수. 바로 노숙자 월드컵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맨유로 전격 이적한 포르투갈 출신의 공격수 베베입니다.




2010년 여름 맨유는 그동안 세상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한명의 선수를 영입한다고 공식 발표합니다. 포르투갈 비토리아 소속의 스트라이커인 베베. 맨유가 아직 빅리그에서 검증도 되지 않은 10대 선수를 영입한다는 사실에 많은 축구팬들의 이목이 집중됐고, 그런 알려지지 않은 선수를 영입하기위해 맨유가 비토리아에 지급한 이적료가 무려 700만 파운드에 이른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요, 이후 그가 노숙자 생활을 했었고 길거리 축구 대회에서 눈에 띄어 노숙자 월드컵에 출전했다는 독특한 이력 (하지만 나중에 알려진 얘기이지만 사실 베베가 노숙자 월드컵에 출전했다는 사실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길거리 축구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대표팀 관계자가 그의 발탁 여부를 고려했었던것은 맞지만 실제로 발탁이 되지는 않았다고 하네요.) 이 합쳐져 '노숙자에서 맨유의 선수로'라는 신데렐라 스토리까지 완성되며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는 유망주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퍼거슨 감독이 베베를 영입하기전 단 한차례도 베베가 경기장에서 뛰는 모습을 본적이 없으며 단순히 맨유의 코치진의 추천, 그리고 그의 홍보용 영상만 보고 영입을 결정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은 그의 실력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고, 그가 간간히 모습을 드러낸 컵대회 경기등에서 보여준 실망스러운 모습에 '맨유의 클래스에 어울리지 않는' 선수라며 베베를 영입한것 자체를 조롱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받던 유망주에서 한순간에 조롱거리로 전락한 베베는 점점 더 팀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지난 시즌에는 터키 베식타스로 임대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별다른 임팩트를 주지 못하고 소득없이 다시 맨유로 돌아왔고, 이번 시즌엔 고국인 포르투갈의 리우 에브로 또 다시 임대를 떠나있는 상황입니다. 얼마전 가진 인터뷰에서 베베는 아직까지 자신이 맨유 소속의 선수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있고 언젠가는 1군자리를 차지할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듯 했지만 여태까지 그가 보여준 모습으로는 과연 맨유에서 그의 미래를 찾을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베베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영입된 다른 선수, 치차리토의 경우를 보면 이적료가 높고 낮음에 따라 얼마만큼 선수들이 압박을 받고 그 압박이 선수의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지 어렴풋이 알수 있습니다.




치차리토 역시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던 특급 유망주 레벨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멕시코 클럽인 과달라하라에서 주포로 활약하며 높은 골결정력과 뛰어난 박스안에서의 움직임으로 많은 찬사를 받던 선수입니다.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성인대표팀에 발탁될 정도로 성숙한 플레이를 보여준 치차리토는 퍼거슨 감독의 눈에 띄어 2010년 맨유에 입단하게 됩니다. 그 당시 맨유가 과달라하라측에 지불한 이적료의 액수는 600만 파운드로 베베를 영입할때 지불한 액수와 큰 차이가 없는 액수였지만, 그의 활약을 생각해본다면, 액수 자체는 비슷할지 몰라도 그 느낌은 굉장히 다른 액수였습니다. 베베의 700만 파운드는 "무려" 700만 파운드이지만, 치차리토의 600만 파운드는 "겨우" 600만 파운드인 그런 느낌 말이죠. 맨유로 이적하고 난 후의 일이지만 치차리토는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멕시코 대표로 참가해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맨유가 지불한 600만 파운드의 가치 그 이상을 해줄수 있는 선수라는 인상을 심어주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몸값에 대한 증명을 이미 마치고 맨유에 합류한 치차리토는 주변의 기대감에서 더욱 자유로울수 있었고, 그런 압박을 받을 필요가 없었던 그는 무럭무럭 자라나 지금은 '제 2의 솔샤르'라는 별명을 얻을정도로 일취월장해 당당히 맨유의 주전선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만약에 그가 600만 파운드보다 더 많은 이적료를 받고 맨유에 입단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졌을수도 있습니다.





물론 자하의 경우는 베베와 많이 다릅니다. 베베는 정말로 무명에 포르투갈 2부리그 팀에서 한시즌 뛴것 말고는 경력이 전무한 상태라 그야말로 '도박' 수준의 영입이었지만, 자하의 경우는 크리스탈 팰리스 유스 출신으로 18세의 어린나이에 1군팀에 합류해 두시즌동안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많은 빅클럽들의 관심을 받고 있던 선수였습니다. 베베와 달리 자하의 경우는 퍼거슨 감독이 직접 꼼꼼하게 그의 실력을 체크하고 경기를 관전하며 그의 잠재력에 대해 찬사를 보낼정도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은 선수이기 때문에 베베의 경우와는 조금 차이가 있죠. 소위 '듣보잡' 선수는 아니라는겁니다. 하지만 그렇다 할 지언정 1700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지불하고 데려올 정도의 선수이냐는 조금 생각해봐야할 문제입니다. 애초에 아스날이 이 선수에게 관심을 갖고 영입을 추진할때까지만 해도 이 선수의 적정 이적료는 불과 600만 파운드 수준이었지만, 이후 리버풀과 토트넘 그리고 맨유까지 이 선수의 영입에 관심을 보이면서 슬그머니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가격이 1000만 파운드 수준을 넘어서자 다른 구단들은 모두 손을 떼버렸고, 가장 많은 이적료를 들고 적극적으로 대쉬한 맨유가 그를 '쟁취'한것인데, 그런 빅클럽들의 과도한 영입경쟁이 한 선수의 몸값을 세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뻥튀기 시켰다는 점이 조금 씁쓸하군요. 이런 높은 이적료에 대한 압박이 선수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스럽습니다. 높은 이적료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큰 부담감을 느낄수도 있고, 주변의 관심과 그에 대한 높은 평가들이 자칫 그를 자만하게 만들수도 있구요. 생각할수 있는 부정적인 요소들은 너무 많습니다. 선수본인이 모든것을 이겨내고 본인 플레이에만 집중한다면 큰 선수로 성장할수 있겠지만 이제 갓 20살이 된 선수라 심리적으로 집중하지 못할까봐 그것이 걱정입니다.




여담이지만 오늘 메디컬 테스트를 위해 맨체스터에 도착한 자하가 긱스의 불륜상대로 유명한 이모젠 토마스가 세겨진 티셔츠를 입고 나타났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알고 그런건지 모르고 그런건지 그건 알수 없지만. 이 똘끼가 조금 두렵습니다.


그냥 별 탈없이 잘 자라주기만을 바랄뿐입니다.




Glory Glory Un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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