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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otball Story/프리미어리그 뉴스

투자를 한다면 이들처럼 - 맨시티의 오일머니 사용설명서

by EricJ 2013.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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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중하위권에 머물며 언제나 그저 그런 성적으로 프리미어리그에 그저 '존재'해왔던 맨체스터 시티. 하지만 2008년 아부다비의 왕자인 셰이크 만수르가 구단을 인수한 이후 막대한 오일머니를 등에 업고 눈부신 성장을 거듭한 그들은 이제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무대로, 유럽무대를 넘어 세계적인 구단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많은이들이 '돈으로 선수는 살수있어도 클래스는 살수없다'며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성장한 그들에 대해 비판을 가하기도 하지만, 사실 그들이 구단을 발전시켜 나가는 모습을 보면 함부로 비판을 해서는 안될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때도 있습니다. 그들은 마치 갑자기 벼락부자가 된 졸부들처럼 눈앞의 성적에 급급해서 이름값 높은 선수들을 영입하는데만 돈을 쏟아붓는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구단의 시설개선부터 훈련장 증설, 팬들을 위한 편의시설 건설등 구단전체를 발전시키기위한 투자를 아낌없이 하고있기 때문이죠. 물론 선수영입에도 많은 돈이 들어가긴 했지만 그것도 구단인수 직후 구단의 체질개선을 위해 이름값 높은선수들을 무더기로 사들였지, 최근에는 '즉시전력감'선수들보다는 '미래를 위한 투자'로 영입정책이 바뀌어가고 있음을 느낄수 있습니다. 투자를 한다면 이들처럼. 오일머니 활용의 좋은 선례를 만들어가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구단의 발전을 위해 얼만큼의 투자를 했는지 한번 알아봤습니다.

 

 

 

억만장자 구단주, 만수르의 위엄

탁신 전 태국총리가 제대로 말아먹을뻔했던 맨체스터 시티를 인수한 아부다비의 왕자 셰이크 만수르. 셰이크 만수르 빈 자예드 알 나하얀이라는 긴이름 못지않게 간지나는 그의 능력. 개인자산 200억 파운드 (한화로 약 36조원), 그리고 그가 사용할수있는 만수르 일가의 자산이 약 5500억 파운드 (약 986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그가 지닌 타이틀만해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입니다.

 

UAE 아부다비국 왕자

에미리트 경마 시행체 회장

국제 석유투자 회사 사장

아부다비 대통령 비서실장

맨체스터 시티 구단주

UAE 알자지라 축구팀 구단주

바클레이스 은행 최대주주

다임러벤츠 최대주주

크라이슬러 빌딩소유

포르쉐, 폭스바겐 지분소유

 

이 중 하나만 가져도 평생 먹고살수있는 자금이 마련될텐데, 정말 구단 인수이후 "진정한 부가 뭔지 보여주겠다"고 공언한 이유를 알수있겠죠. 인수직후 말그대로 구단을 위해 자금을 쏟아붓기 시작한 만수르는 3780만 파운드를 주고 레알 마드리드의 호비뉴를 영입한것을 시작으로 아스날의 아데바요르 (2550만 파운드), 맨유의 카를로스 테베즈 (2500만 파운드), 볼프스부르크의 에딘 제코(3250만 파운드), 발렌시아의 다비드 실바 (2530만 파운드), 바르셀로나의 야야 투레 (2640만 파운드)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영입에 천문학적인 돈을 지불함과 동시에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을 위해 무려 1억 파운드를 들여 경기장을개조하고 훈련장을 개설하는등 구단 시설발전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경기장에 찾아오는 팬들을 위해 모노레일을 설치하고, 펍을 사들여 팬들을 위한 공간으로 개조하는가 하면, 경기장의 좌석에 난방시설을 설치하는등 개인이 했다고 하기엔 믿겨지지않는 과감한 투자를 감행했습니다. 그리고 투자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투자 1. 선수영입

다음은 만수르의 인수 이후 영입한 선수들의 명단입니다. 너무 많아서 다 넣지는 못하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영입만 추렸습니다. (네, 눈에 띄는 영입만 추린게 이 정도입니다)

 

니겔 데 용 (함부르크: 1580만 파운드)

크레이그 벨라미 (웨스트햄: 1360만 파운드)

웨인 브릿지 (첼시: 1140만 파운드)

셰이 기븐 (뉴캐슬: 790만 파운드)

호비뉴 (레알 마드리드: 3780만 파운드)

파블로 사발레타 (에스파뇰: 760만 파운드)

빈센트 콤파니 (함부르크: 740만 파운드)

션 라이트 필립스 (첼시: 990만 파운드)

조 (CSKA 모스크바: 2110만 파운드)

졸리온 레스콧 (에버튼: 2420만 파운드)

콜로 투레 (아스날: 1640만 파운드)

엠마누엘 아데바요르 (아스날:2550만 파운드)

카를로스 테베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550만 파운드)

호케 산타 크루즈 (블랙번: 1860만 파운드)

가레스 베리 (아스톤빌라: 1220만 파운드)

에딘 제코 (볼프스부르크: 3250만 파운드)

제임스 밀너 (아스톤빌라: 1930만 파운드)

마리오 발로텔리 (인테르: 2590만 파운드)

알렉산더르 콜라로프 (라치오: 1990만 파운드)

다비드 실바 (발렌시아: 2530만 파운드)

야야 투레 (바르셀로나: 2640만 파운드)

제롬 보아텡 (함부르크: 1100만 파운드)

사미르 나스리 (아스날: 2420만 파운드)

세르히오 아구에로 (A.마드리드: 3960만 파운드)

가엘 클리시 (아스날: 680만 파운드)

하비 가르시아 (벤피카: 1770만 파운드)

잭 로드웰 (에버튼: 1320만 파운드)

 

보통 2000만 파운드가 넘으면 대형이적이라고들 하는데 2008년부터 5년만에 2000만 파운드가 넘는 '대형이적'이 10건이 넘게 있었으니 투자한 돈이 얼마나 엄청난 액수였는지 대충 짐작이 가실겁니다. 2100만 파운드를 들였으나 별로 활용하지도 못하고 임대로만 돌리다가 결국 방출한 브라질 공격수 조나, 2500만 파운드를 들였지만 별다른 활약없이 문제만 일으키고 떠나간 아데바요르, 적절치못한 타이밍에 들어와 쓰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하고 지금까지도 임대생 신세를 면치 못하고있는 산타크루즈 (맨시티에서 고작 20경기출전, 이후 블랙번 -> 레알 베티스 -> 말라가로 임대 중.. 여전히 맨시티 소속) 등 실패한 사례도 있지만, 대부분은 들인 돈만큼의 활약으로 맨시티가 잉글랜드 최고의 구단반열에 올라서는데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특히 다비드 실바나 야야 투레, 세르히오 아구에로등은 큰돈을 들여 영입한 선수들이지만 그 몸값이 아깝지않은 활약을 펼쳐 맨시티의 주축선수로 자리를 잡은 선수들입니다. 잭 로드웰이나 마티야 나스타시치 같은 선수들은 팀의 미래를 책임져줄 선수로 주목을 받고있죠. 현실적인 전력보강에서 이제 점점 미래를 위한 투자쪽으로 방향을 선회하고있는 그들의 모습에서 만수르의 장기적인 투자정책이 정상적인 궤도에 올랐음을 엿볼수 있습니다. 이제 곧 UEFA에서 시행을 앞두고있는 파이넨셜 페어플레이 (FFP)가 본격적으로 적용된다면 선수영입에 조금은 차질이 생기겠지만, 10년짜리 스폰서 계약을 맺은 이티하드 항공사 (아부다비 왕가 소유로 FFP 시행에 대비한 꼼수라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긴 하지만...)가 매년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주고 있기 때문에 다른 구단에 비해 여유로운 선수영입이 가능할듯 합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오히려 FFP의 시행으로 인해 구단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것이라는 비관적인 여론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투자 2. 시설확충 및 증설

맨시티는 선수영입뿐만이 아니라 구단이 가진 경기장과 훈련시설등에 투자해 구단 자체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목표를 말해왔는데 그들이 추진하고있는 구단시설 개보수와 확충계획은 보통사람이 상상하는것 그 이상입니다. 일단 그들의 경기장과 훈련시설 건설에 대한 그들의 계획이 설명되어있는 아래사진을 보시죠.

 

 

이것은 공사가 진행되기전의 모습입니다. 오른쪽 부분에 빨간색으로 표시되어있는 부분이 맨시티가 훈련장을 개설하기 위해 사들인 부지입니다. 80에이커 (약 96,800평)의 넓은 부지로 유소년 선수들이 훈련할수있는 17개의 축구장과 7,000명을 수용할수 있는 경기장이 건설되고 약 400여 미터 떨어진 이티하드 스타디움을 연결하는 다리도 건설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말로만 설명을하면 도대체 얼마나 엄청난 시설인지 감이 안오시죠. 아래의 조감도를 보시면 조금은 실감이 나실겁니다.

 

 

  

 

 

훈련장일뿐이지만 정말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죠. 이곳에는 유소년들을 위한 아카데미와 합숙훈련을 위한 숙박시설을 갖추고있고, 현재 캐링턴의 훈련장을 사용하고있는 1군팀 선수들도 바로 이곳에서 모든 연령대의 선수들과 함께 훈련을 하게 될것이라고 하네요. 선수들을 위한 공간뿐만이 아니라, 주민들을 위한 교육시설과 레저센터를 갖추고 주변엔 2000그루의 나무를 심어 깨끗한 주변 환경조성에도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합니다. 말할 필요도 없이 엄청나고 장대한 계획이 아닐수 없습니다.

 

 

[맨시티를 들었다놨다한 3인의 문제아들. 테베즈, 발로텔리, 아데바요르] 

 

투자 3. 인내심과 신뢰의 투자

이런 구단주의 엄청난 투자는 곧바로 성적 급상승으로 이어졌습니다. 만수르가 구단을 인수하기전까지만해도 맨시티는 고작 10위권 안팎을 들락거리는 평범한 중하위권 구단에 불과했지만 09-10시즌 리그 5위를 차지하며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따낸것을 시작으로 10-11시즌엔 FA컵 우승과 더불어 리그 3위를 차지하며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고, 11-12시즌엔 라이벌 맨유를 제치고 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잉글랜드 최강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맨시티가 이 정도의 발전을 이뤄낼수 있었던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무래도 구단주인 만수르의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 그리고 투자 못지않게 중요한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에 대한 무한신뢰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보통의 갑부 구단주들은 마치 '내가 내 돈 투자해서 운영하는 구단인데!' 라고 생색이라도 내듯이 구단의 운영이나 선수영입, 심지어는 감독의 전술같은 깊숙한 부분까지 관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만수르의 경우는 자신은 철저하게 자금만을 대고 구단의 운영은 전문 경영인에게, 전술이나 선수단 운영은 전적으로 만치니 감독에게 일임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실전에서 FM놀이 한다'는 비아냥을 듣고있는 첼시의 감독 로만 머시기와는 확연하게 다른 운영철학이죠. 그리고 만수르는 절대 성적에 대한 조급함없이 먼미래를 내다보고 감독을 보호해주고 있으며, 그 결과 신임을 얻은 만치니감독은 팀에 존재하던 몇몇의 문제아를 제압하고 완벽히 팀을 장악해 선수단을 융화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것 또한 감독을 밥먹듯이 자르고 임명하고를 반복하는 로모씨와 차별화되는 부분이죠. 현명한 구단주라면 무조건 돈만 갖다가 퍼다 나르는게 아닌 이런 심적인 서포트도 지원해줘야 한다고 봅니다. 한명의 감독에게 팀을 오랫동안 믿고 맡겼을때 나오는 긍정적인 효과는 퍼거슨 감독의 맨유, 아르셴 벵거 감독의 아스날, 모예스 감독의 에버튼등에서 증명이 된 바있죠. '돈을 그렇게 퍼다가 날랐는데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 혹은 '챔피언스리그에서 탈락했다'는 등의 이유로 경질의 압박에 시달릴때에도 만수르 구단주는 만치니 감독을 두둔하며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고 만치니는 리그 우승컵으로 그에 대한 보답을 전했습니다. 좌초되어가는 팀을 이끌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감독을 반시즌도 안되어 경질한 그분의 행보와는 차원이 다른 인내심을 보여주고 계시는 만수르. 개인적으로 맨유팬이라 맨시티의 이런 급성장이 처음에는 전혀 달갑지 않았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그들이 진행하고 있는 '구단 갈아엎기 프로젝트'가 어쩌면 '오일머니를 사용하는 가장 올바른 방법'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수르의 구단 발전정책은 철저하게 팬들을 위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가 얼마만큼이나 팬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또 그들을 위해 발전을 진행하느냐하면, 홈구장으로 들어오는길을 전부 개발해 이벤트를 개최하고 경기장에 들어오지 못한 팬들을위해 멀티스크린을 설치하는등의 편의를 제공할뿐만 아니라, 비를맞으며 티켓을 사기위해 줄을 서있는 팬들을 보고 곧바로 티켓 판매소에 지붕을 만들라고 지시하기도 하고, 경기장으로 찾아오는 팬들의 편의를 위해 모노레일을 설치하는 파격적인 투자도 마다하지 않는등 '팬들의 편의'를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않고 아낌없이 자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경기장 전좌석에 난방시설을 설치하고 전세계의 팬들이 맨체스터시티 온라인 사이트에서 물품을 구입할때 배송비를 받지않는등의 자비 (이젠 받는다고 하긴 합디다만)는 너무 유명해서 말할것도 없구요. 맨유의팬이라 눈엣가시일 수 밖에 없는 맨시티이지만 그라운드위에서나 꼭 이겨야하는 라이벌일뿐이지 단 5년만에 무명의 구단에서 세계적인 구단으로 거듭난 그들의 투자와 노력은 확실히 인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맨유의 구단주인 글레이저 놈들도 맨시티의 이런 발전을 거울삼아 제대로 된 투자를 좀 해줬으면하는 바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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