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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별 뉴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버튼에 패한 맨유, 무엇이 문제일까?

by EricJ 2013.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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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가 지난 에버튼과의 홈경기에서 1-0의 충격패를 당하며 6승 4무 4패 리그 9위라는 처참한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에버튼은 모예스 감독이 맨유로 입성하기전 오랫동안 이끌었던팀이라 경기전부터 꽤나 많은 관심을 받았던 경기였는데, 모예스 감독의 후임으로 에버튼의 지휘봉을 잡은 위건 출신의 마르티네즈 감독은 올드트래포드에서 맨유를 격파하는, 모예스 감독이 에버튼을 지휘하는동안 단 한번도 해내지못한 일을 해낸 감독으로 기록되었고, 모예스 감독은 또 하나의 역사(?)를 만들어 냈습니다. 대표적인 잉글랜드 찌라시인 더 선은 "모예스는 11년동안 맨유를 올드 트래포드에서 꺾기위해 에버튼을 도왔고, 드디어 그는 성공했다"는 조롱섞인 기사를 내보냈고, 데일리 미러는 "우승 타이틀을 지키려는 맨유의 계획에 또 하나의 장애물"이라며 이번 패배가 단순한 1패가 아닌 이번 시즌 맨유의 성적에 큰 영향을 미칠만한 뼈아픈 패배라고 전했습니다. 카디프시티와 토트넘과의 원정 2연전에서 실망스러운 무승부에 그쳐 이번 경기 승리가 절실했던 이번 패배로 인해 성적은 9위로 추락했고, 모예스 감독에 대한 팬들의 신임은 추락한 순위보다 더욱 크게 떨어져 버렸습니다. 물론 27년동안 맨유를 '지배'했던 퍼거슨 감독의 후임으로 이제 갓 지휘봉을 잡은 모예스 감독에게 많은것을 바란것은 아니었지만, 맨유라는 팀이 끌만한 적임자로 '간택'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생기는 최소한의 기대라는것이 있는것인데 모예스가 현재 보여주고있는 모습은 그 기대에 못미쳐도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지금 맨유가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고 있는것이 모예스 한사람만의 탓으로 돌릴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퍼거슨 감독이 미처 마무리하지 못하고 떠난 선수단의 세대교체나 여름 이적시장에서의 선수보강 실패, 주력선수들의 연이은 부상등 모예스 감독의 통제할수있는 범위를 벗어난 일들이 미친 영향이 더 크기 때문이죠.




시급한 수비진의 세대교체

이번 시즌 맨유가 기록한 무승부나 패배를 곰씹어보면 유난히 극적인 동점골이나 결승골을 허용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난 시즌까지는 'OT (올드 트래포드) 극장' 이라고 불리울만큼 홈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는 일이많아 원정팀들의 무덤으로 악명이 자자했었던것을 생각하면 정말 통탄할만한 일이 아닐수 없는데, 그렇게 경기막판에 골을 허용하며 무너진 경우는 최근만해도 벌써 세번째이며 모두 쉽게 잡을것이라고 생각했던 팀들을 상대로 한 경기여서 그 충격과 아쉬움은 더했습니다.


10/19 사우스햄튼전 (홈) 89분 동점골허용 무

11/24 카디프전 (원) 91분 동점골허용 무

12/4 에버튼전 (홈) 86분 결승골허용 패


이렇게 종료시간이 임박해서 골을 허용하는 경우는 마지막까지 유지해야할 수비집중력을 잃었기 때문으로 해석할수있는데 이는 오래전부터 지적된 맨유수비진의 노쇠화와도 맞닿아있는 문제입니다. 맨유는 비디치와 퍼디난드라는, 한때 철벽콤비라는 찬사를 들었던 두 중앙수비수에게 너무 오랜시간동안 지나치게 의존한채 시간을 보낸 나머지 두선수의 나이가 30대를 훌쩍 넘겨버릴때까지 두선수를 대체할만한 수비수를 키워내지 못했습니다. 현재 두선수를 제외한 중앙수비수는 조니 에반스와 크리스 스몰링 그리고 필 존스가 있지만, 에반스는 잔실수가 많아 맨유의 주전수비수로 중용하기엔 무게감이 없고, 스몰링과 존스는 잦은부상으로 인해 기대만큼의 성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엔 비디치와 퍼디난드마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출전이 들쭉날쭉한데다가 존스와 스몰링도 측면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 포지션을 오고가며 부상선수들의 공백을 매꾸는데 바쁘다보니 안정적인 수비는 애초에 기대할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맨유도 이는 잘 알고있는 문제점이었고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벤피카의 수비수인 에제키엘 가라이의 영입에 큰 관심을 보였지만 결국 영입실패로 돌아갔죠. 이번 겨울이적시장에서도 수비수 보강을 노리고있는 맨유는 도르트문트의 수비수인 수보티치를 영입하기위해 카가와 신지를 도르트문트에 돌려보낼수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제 비디치 퍼디난드라인으로 우려먹을수 있는건 다 우려먹었으니 적어도 앞으로 5년간 맨유에게 안정적인 수비를 약속해줄수 선수의 영입이 절실합니다. 




창의적인 미드필더의 부재

맨유의 고질적인 문제로 오랫동안 지적받아온 '제 2의 스콜스'를 찾는일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유일하게 영입에 성공한 에버튼의 펠라이니는 스콜스의 대체자로 보기엔 포지션과 플레이 스타일이 너무나도 다른 선수인데다 실력또한 아직 원석에 가까운 선수라 맨유 중원에 창의력을 불어넣어줄만한 선수는 아니고, 현재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고있는 클레버리는 여전히 기대에 못미치고있는 상황이고 안데르송은 '안될손'으로 이미 낙인이 찍힌지 오래이므로, 맨유가 믿을구석이라곤 얼마전 40세 생일을 맞이한 불혹의 미드필더 라이언 긱스뿐이니 답답하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스네이더나 모드리치, 파브레가스등 A급 중앙미드필더들의 영입을 노렸지만 실패했고, 성장을 기대할수있는 유망주조차 없으니 도대체 어디서 희망을 찾아야할지도 모를 지경입니다.




반(半) 페르시의 부상 장기화 조짐

아스날 시절에도 뛰어난 실력에비해 지나치게 잦은 부상으로 시즌의 반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한다하여 이름 그대로 반(半) 페르시라 불리웠던 반 페르시는, 이적 첫해인 지난 시즌 부상 우려를 털어내고 시즌의 대부분을 소화해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는등의 큰 활약을 펼치며 완(完) 페르시로 거듭났지만 이번 시즌 다시 부상의 늪에 빠질 조짐이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아스날전에서 친정팀에 비수를 꽂는 결승골을 터뜨릴때까지만 해도 득점왕 2연패를 노릴만하다는 소리를 들을정도로 건재했던 반 페르시였지만, 월드컵 예선전을 위해 네덜란드 대표팀으로 차출되어 나갔다가 당한 부상을 당한 이후 전혀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반 페르시가 없는 빈자리를 루니가 성공적으로 커버하며 맨유의 득점을 이끌고 있지만, 루니외에는 맨유의 공격진중 눈에 띄는 선수가 없다는것이 매우 불안합니다. 최근 폼이 급격하게 살아난 카가와 신지가 루니의 조력자로 활약하고 있지만 그 역시도 루니와 반페르시의 조합만큼의 파괴력을 보여주지는 못하고있고, 웰벡은 부상으로, 치차리토는 부진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며 공격진에도 구멍이 생긴 상황입니다. 반 페르시가 없는 공격진에 구멍이 생기자 자연스럽게 득점이 줄어들게 되었고, 득점이 줄어들게되니 경기의 주도권을 잡지못해 한점차 승부로 긴박한 상황이 벌어지는 경우가 많아지게 되고, 경기가 긴박해지게 되면 수비에는 더욱 큰 집중력을 필요로하게 되는데, 그것은 앞서 말씀드린 수비진의 문제점과 맞물리게되어 최근 많이 벌어진 극적인 무승부나 패배가 자주 나오는 간접적인 이유로 작용하게 됩니다. 이번 에버튼전에서 그라운드에 복귀할것이라 예상되었던 반 페르시는 예상외로 교체명단에조차 포함되지못해 부상이 장기화될것같다는 비관적인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주말 벌어지는 뉴캐슬전에는 루니마저 경고누적으로 출전금지를 당했기 때문에 반 페르시가 복귀하지 못한다면 대체 누가 최전방에 나서게될지 예측조차 할수없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게 됩니다.




이제 프리미어리그는 개막후 14경기를 치렀고 더이상 시즌 초반이라고 할수도없는 시기에 이르렀지만 맨유는 여전히 순위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중위권에 머물러 있습니다. 리그초반에는 사우스햄튼이나 에버튼같은 팀들이 의외의 선전을 펼치면서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 요동을 쳤지만 초중반에 접어든 지금은 어느 정도 순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는점에서 맨유의 분발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선두를 달리고있는 아스날과의 격차는 10점이상으로 크게 벌어진 상황이지만 상위권 진입을 위해 잡아야할 맨시티나 리버풀 같은팀들과의 승점차는 크지않아 몇경기만에 충분히 따라잡을수있는 수준입니다. 12월에 상대할팀들은 뉴캐슬과 아스톤빌라, 웨스트햄, 헐시티등 승점쌓기에 아주 적합한 팀들이어서 잘만한다면 이번달안에 상위권진입도 노려볼만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전술이나 부상선수 관리등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건 승리를 다잡았다가 놓친 최근 세경기에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고, 지고있다가도 경기막판에 급격하게 분위기를 끌어올리며 극적인 승리로 마무리하는 맨유 특유의 '승리 유전자'를 되찾는일입니다.

 


GG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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