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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rip Diary/2015 Spain

[2015 스페인 여행] 02. 마드리드 - 톨레도 - 세고비아

by EricJ 2016.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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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rid - Toledo - Segovia

Dec 21, 2015


오늘은 마드리드 근교에 있는 톨레도와 세고비아를 둘러보기로 했다. 두 도시는 마드리드에서 차로 약 한시간 정도밖에 떨어져있지 않고 마드리드에 비해 작은 규모의 소도시이기 때문에 빠듯하게 돌면 하루에 다 보는게 가능하다. 기차나 버스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차를 직접 몰고 다녔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유연하게 일정을 조정할수 있다는점이 편하다. 아마 차를 몰지 않았다면 이렇게 빠듯하게 일정을 짜는것도 쉽지 않았을듯 싶다.



Toledo


이렇게 한 지도에 모든것을 다 넣을수 있을정도로 톨레도는 작은 도시다........라고 생각했지만 길이 거미줄처럼 얽히섥히 엉켜있어 자칫 길을 잃기 십상이다. 내가 길치인 탓도 있었겠지만, 도시 전체가 좁은 골목길로 이루어져 있고 반듯하게 나있는 길이 없어 목적지를 찾는게 쉽지 않다.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였던 알카사르도 입구를 찾느라 건물 한바퀴를 다 돌았다.



Toledo Alcazar


알카사르라는건 옛날 스페인에서 무어인들을 몰아내기위해 만든 일종의 요새로 왠만한 스페인의 도시에는 다 알카사르라는 이름의 건물들이 있다. 톨레도의 알카사르는 현재 전쟁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스페인 내전당시 심각하게 파괴된 이후 부서진 부분을 다시 재건한 건물이라고 한다. 스페인에 존재하는 알카사르중 꽤나 유명한 축에 속하는 편이라 내부를 보고 싶어 입장했지만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들어가지 않는편이 나았을것 같다는 생각이다. 일단 입구를 찾는것부터가 문제였고 (알고보니 이 건물 자체가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어 '알카사르'입구가 따로 없고 '박물관' 입구로 들어갔어야 했는데 우린 따로 알카사르를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줄 알고 이 큰 건물 한바퀴를 다 돌았다 ㅠㅠ), 박물관 내부에 전시된 전쟁 관련 물품들은 분명 흥미로웠지만 두 도시를 모두 돌아봐야 하는 빠듯한 일정을 생각하면 이 정도의 볼거리는 스킵했어도 무방했을듯 싶다.



Toledo Cathedral


톨레도에서의 두번째이자 마지막 관광지였던 톨레도 대성당은 완벽하게 실패했다. 대성당의 입구는 두개가 있는데, 하필 우리가 찾은 입구는 성당 전체를 둘러볼수 있는곳이 아니라 성당 내부를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만 구경할수 있는 쪽의 입구였다. 톨레도 알카사르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지체되었고, 두번째 목적지인 세고비아로 가기위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선 바로 떠나야 하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결국 성당의 내부도 제대로 둘러보지 못한채로 서둘러 톨레도를 빠져나와야 했다. 톨레도에서 볼만한 관광지 두곳을 모두 실패한 탓에 톨레도는 나의 기억에 크게 남는 도시는 아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둘러보았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수도 있지만, 준비가 철저하지 못했던 본인의 잘못이 컸다고 하겠다.



Segovia


세고비아 역시 작은 도시이지만 톨레도보다 약간 더 정리되어있는 느낌이다. 도시를 들어서자마자 웅장하게 우리를 맞이해주는 수도교를 시작으로 길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다보면 도시의 주요 관광지인 대성당과 알카사르까지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구조로 되어있어 길을 찾기 쉽다.



Segovia Cathedral


세고비아 대성당은 대성당의 귀부인이라는 별명이 있을정도로 세련되고 우아한 모습이 매력적인 성당이다. 보통 유럽의 성당들같이 높다랗게 솟은 첨탑이 압도하는게 아니라 스페인 귀부인들이 입는 드레스의 치맛자락처럼 크고 넓게 퍼져있는 모습이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내부에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외관만 봐도 충분히 그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는 성당이었다.



Restaurante Jose Maria


세고비아는 새끼돼지 통구이 요리인 코치니요 아사도가 유명한곳이다. 보기엔 조금 잔인해보이기도 하지만 새끼돼지 통구이를 직접 손님이 보는데에서 잘라주는 퍼포먼스를 하는 레스토랑이 있다해서 직접 찾아가보았다. 대성당이 있는 마요르 광장 근처에 있는 호세 마리아 레스토랑을 일부러 찾아서 가봤는데, 역시 유명한 레스토랑답게 레스토랑 내부는 이미 손님들로 가득. 다행히 회전률은 빨라서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는 않고 테이블에 앉을수 있었다. 저위에 사진에 있는 한마리가 전부 우리 테이블로 오는게 아니라 레스토랑의 중앙에서 저 돼지 한마리를 6등분으로 잘라 여러 테이블로 나눠주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받는 부위는 복불복. 맛에 있어서는 첫째날 마드리드 시내에서 먹었던 보틴에서 보다는 조금 못한감이 있지만, 볼거리가 있어서 그랬는지 재미있는 기억에 많이 남는 레스토랑이다.



Segovia Alcazar


다른 알카사르들과 달리 뾰족뾰족하게 솟은 첨탑들이 예쁘게 솟아있는 모습이 매력적인 세고비아 알카사르는 디즈니의 신데렐라성의 모티브가 된것으로 더 유명해 신데렐라의 성으로 불리기도 한다. 신데렐라성의 예쁜 모습을 두눈으로 보고 싶었지만 우리가 갔을때에는 하필 성이 외관 공사중이라 그 예쁜 자태를 죄다 가려놔버렸다. 위에 사진은 공사중인 부분을 피하고 또 피해 겨우 찍은 사진.



알카사르의 내부는 크게 볼것은 없지만 도시에서 가장 높은곳에 위치한 성이기에 탁트인 주변 경관을 감상할수 있는곳이다. 모든 알카사르는 원래 목적이 적의 공격을 막아내야하기 위한 요새이기 때문에 도시의 가장 높은곳에 지어져 도시 내에서 가장 좋은 조망권을 보장한다. 우리가 방문했던 시간이 해가 지고 있는 시간이어서 아름다운 석양과 함께 조용히 주변 경관을 감상할수 있는 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Acueducto de Segovia


세고비아의 수도교는 '악마의 수도교'라고 불리울 정도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여행 전 찾아봤던 사진을 봐서는 그냥 대단하다라는 생각정도였는데 막상 그곳에 방문하여 실물을 보니 그 규모가 사진하고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다. 정말로 사람이 아니라 악마가 만들었다고 생각할만 하다. 낮에도 멋있었지만, 어둑어둑한 시간에 조명빨을 받으니 더욱 그 웅장함이 배가되는 느낌.



수도고 관광을 끝으로 마드리드 주변의 두 도시 관광을 모두 마치고 마드리드로 컴백. 톨레도는 실패했지만, 세고비아는 성공이다. 오히려 난 마드리드보다 세고비아가 더 좋았던것 같은 느낌. 마드리드도 물론 볼거리도 많았고 유럽의 대도시 다운 멋이 있었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유럽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많이 느낄수 있는쪽은 오히려 세고비아쪽이었다고나 할까. 작은 도시라 다니기도 편했고 길도 찾기 쉬워 마드리드와 톨레도에 비해서 수월하게 다닐수 있었던것 같다.


내일은 이제 마드리드를 떠나 스페인의 바로 옆나라 포르투갈의 리스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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