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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rip Diary/2015 Spain

[2015 스페인 여행] 05. 리스본 - 세비야

by EricJ 2016.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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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bon - Sevilla

Dec 24, 2015


이제 우리는 애증의 포르투갈을 떠나 스페인의 세비야로 향한다. 포르투갈도 참 좋은곳이었지만, 도착날부터 우리를 끊임없이 따라녔던 지독한 안개와 숨이 턱턱막히는 탁한 공기, 지도를 아무리 뚫어져라 들여다보면서 다녀도 결국은 길을 잃게 되는 미로같은 도로까지, 우리를 힘들게 만드는 요소가 너무 많았던곳이라 아쉬움이 조금 남는다. 하지만 호카곶에서의 환상적이었던 시간들을 위로삼아 좋았었던 기억들만 안고 이제 다시 스페인으로 복귀.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스페인의 정렬을 상징하는 플라멩고의 발상지, 세비야다.



Plaza de Espana


세비야에 도착해 짐을 풀자마자 도착한곳은 세비야의 도심 한중간에 있는 에스파냐 광장. 한국사람들에게는 모 광고에서 김태희가 플라멩고를 춘 곳으로 더 잘 알진곳이고,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2에도 배경으로 등장한것으로 유명한곳이지만, 정작 본인은 그 광고를 본적도 없고 스타워즈도 보질 않아 알아볼수는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건 스페인 여행을 떠난 이후로 본 광장중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었다는것이다. 아마 다른 유럽의 광장들과 비교해도 손에 꼽을수 있을만큼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붉은빛을 띄는 건물 앞으로 작은 강이 흐르고 그 강을 건너는 아름다운 다리들이 놓여있는 모습에서 품위가 느껴지는 광장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여서 그런지 사람도 많이 없고 해도 조금씩 내려가는 시간이라 더욱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광장을 둘러볼수 있었다. 광장 주변을 도는 마차도 있고 건물 앞을 흐르는 강에 둥둥 떠있는 배 몇척까지, 뭔가 시계를 거꾸로 돌려 과거로 돌아온듯한 느낌마저 드는 시간이었다.



Sevilla Cathedral & La Giralda


우리의 다음 행선지는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세비야 대성당과 그 옆에 우뚝선 히랄다 탑. 하지만 우리가 갔던때가 하필 크리스마스 이브라 성당을 개방하는 시간이 다른날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도착해서야 알았다. 결국 성당 내부로 들어가는데에는 실패. 하지만 오늘 자정에 크리스마스 미사가 있다. 그때가 유일하게 이 세비야 대성당을 둘러볼수 있는 기회. 어차피 세비야 대성당에서 자정 미사를 보는것이 우리의 예정된 일정중 하나였기에 나중에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Flamenco @ La Casa del Flamenco


우리의 다음 일정은 스페인을 대표하는 춤인 플라멩고 쇼. 크리스마스 이브라 대부분의 레스토랑과 가게들이 전부 문을 닫았지만, 다행히 여행을 떠나기 전에 미리 예약을 해둔곳이 있어 쇼를 볼수 있었다.



스페인의 열정을 상징하는 플라멩고의 발상지가 바로 이 세비야이기에 놓칠수 없는 기회였다. 쇼는 생각보다도 아주 작은 공간에서 이루어졌는데, 기타와 목소리, 그리고 남녀 두 댄서의 춤사위만으로 공간을 순식간에 압도하는 폭발적인 에너지. 공연중엔 사진촬영과 비디오촬영이 모두 금지되어 있었지만, 아마 허용이 되어있었더라도 사진을 찍을 정신조차 없었을것 같다. 그 정도로 몰입도가 높고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매력으로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공연이었다. 위에 찍은 사진은 공연을 마친후 관객들이 사진을 찍을수 있도록 허용한 짧은 공연때 찍은 사진이다.



Sevilla Cathedral... again


오후에 입장에 실패한 후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다시 찾은 세비야 대성당. 역시 모든 건물들은 낮에 봐도 멋지지만 어둑어둑해진 밤에 조명빨을 받으면 더더욱 그 멋스러움이 배가 된다. 크리스마스 자정 미사를 위한 입장은 11시 45분부터 시작이다. 크리스마스 미사인것에 비해 사람들이 좀 없다는 느낌이었는데, 막상 미사시간이 되자 몰려든 사람들이 성당 내부를 가득 채우고 넘쳐날 정도가 되었다. 미사는 언젠나와 다름없이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에서 진행되었지만, 역시 시간이 늦은 탓인지 주변에 많은 사람들은 눈을 감고 깊은 마음의 기도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여럿 보이기도 했다 (ㅋㅋㅋ)



미사가 끝나고 성당 내부를 돌아볼수 있는 시간이 생겨 볼수 있었던 그 유명한 콜롬버스의 묘다. 두번 다시 스페인땅을 밟지 않겠다고 했던 콜롬버스의 유언에 따라 땅에 묻히지 않고 스페인을 대표하는 네명의 왕이 그의 관을 떠받들고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 묘가 매우 흥미롭다. 더군다나 앞의 두 왕은 콜롬버스를 생전에 지지했던 왕이었기 때문에 당당하게 고개를 들고 있지만, 뒤의 두왕은 콜롬버스를 반대했던 왕이었기 때문에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진게 재미있다.


그렇게 의미있었던 크리스마스 미사까지 마치고 세비야에서의 하루를 아주 보람차게 마쳤다. 마드리드와 리스본은 비교적 대도시라 그런지 뭔가 정신없고 복잡한 느낌이었지만, 역시 남부의 중소도시에 해당하는곳이라 그런지 여유롭게 하루를 보낸 느낌이다. 내일이면 짧은 시간 정들었던 세비야를 떠나 근교의 코르도바를 들 거쳐 남부 해안의 여유로운 항구도시 말라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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