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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rip Diary/2015 Spain

[2015 스페인 여행] 03. 마드리드 - 리스본

by EricJ 2016.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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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rid - Lisbon

Dec 22, 2015


마드리드와 주변도시 톨레도, 세고비아까지 돌아본 후 이제 마드리드를 떠나 스페인의 이웃나라인 포르투갈로 떠나는 날이다.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에 가기전 우리의 행선지는 성모 마리아의 발현지로 유명한 성지 파티마. 마드리드에서 파티마까지는 차로 약  5시간 반이 걸리는 거리에 있다. 아침 일찍 출발한탓에 거리에 차도 없고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려갈수 있었지만, 스모그인지 안개인지 모를것들이 잔뜩 끼는 바람에 운전이 쉽지만은 않았다.



Sanctuary of Our Lady of Fátima


1917년 여섯차례에 걸쳐 성모마리아가 발현한것으로 인정받아 바티칸으로부터 성지로 지정된 파티마의 대성당이다. 대단한 크기를 자랑하는 성당이지만 아쉽게도 성당 전체에 걸쳐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라 내부를 구경하는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유럽이 워낙에 곳곳에 공사를 많이하는건 알고 있었지만 세고비아 알카사르도 그랬고 가는곳마다 공사때문에 아름다운 미관이 가려졌다는게 아쉽다. 게다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마드리드에서 오는 내내 우리를 성가시게 만들었던 짙은 안개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내려와 파티마 대성당의 상징과도 같은 첨탑 꼭대기의 황금왕관이 시야에서 사라져버릴 지경이 되어버렸다. 공사중이어서 들어가보지도 못하는것도 서러운데, 그놈의 안개때문에 겉모습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다니... 하지만 도착했을 당시 마침 대성당 옆에 작은 별관 같은 곳에서 미사가 진행중이어서 끝자락에 살짝 함께할수도 있었고, 성모 발현지라는 그 느낌 때문인지 별 다른걸 하지 않아도 뭔가 성스러운 기분이 느껴지는 그런 장소여서 충분히 와볼만한 곳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은 파티마 성당 한켠에 전시되어있는 베를린 장벽의 일부이다. 성모 마리아 발현당시 있었던 세가지의 예언중 하나였던 냉전의 종식으로 예언이 실현되었다는것을 증명한다는 의미로 이곳 파티마로 보내진것이라고 한다.


파티마는 워낙 작은 마을이고 다른것들을 둘러볼것 없이 이 성당만을 위해 온것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근처 카페에서 급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곧바로 다음 행선지인 포르투갈의 리스본으로 출발.



Mosteiro dos Jerónimos


리스본에서의 첫번째 행선지는 근교의 벨렘에 위치한 제로니모스 수도원이다. 폐장시간 전에 도착하기위해 호텔 체크인도 미루고 급하게 달려왔건만 이게 왠걸, 이쪽도 공사중이다. 정말 오늘은 가는곳마다 죄다 공사중이로구나.



수도원의 내부도 꽤나 볼만하다. 파티마 성당 못지않게 큰 규모를 자랑하는 수도원이지만, 어차피 모두 들어갈수 있는것은 아니기 때문에 다 돌아보는데에는 그렇게 오래걸리지는 않는다. 파티마에서와 같이 그냥 그곳에 있기만 해도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그런곳이다.



Pasteis de Belem


이곳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에그타르트집이다. 제로니모스 수도원에서 아주 가까운곳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그냥 걸어서 쉽게 찾아갈수 있을 정도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집인 만큼 줄이 아주 길게 늘어서 있지만, 안에서는 정말 에그타르트를 쉴새없이 찍어내고 있는중이라 오래 기다리지 않고 금방 구입할수 있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니까 한번 가본거였지만, '에그타르트가 에그타르트지 뭐 별거 있겠어'하는 마음으로 샀었는데 한입을 먹어보는 순간, 아 왜 이걸 먹겠다고 이렇게 줄까지 서가며 기다려야 했는지 알겠더라. 많이 달지도 않고 계랸 특유의 비릿내도 전혀 없는데 고소하고 감칠맛까지 도는게, 그냥 옆에 놔두면 몇개라도 계속 집어먹을수 있을것 같은 맛이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그냥 맛만보자는 생각으로 딱 4개만 샀는데, 더 살껄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였다.


에그타르트를 끝으로 관광일정을 모두 마친 우리는 호텔 체크인을 위해 벨렘지역을 떠나 리스본 시내로 들어간다. 리스본 시내에서의 운전은 정말 악몽과도 같다. 언덕이 많은곳으로 유명한 리스본 답게 길이 꼬불꼬불 오르락 내리락 하는건 기본이고 차선도 제맘대로, 그리고 아무리 운전을 해도 적응하기가 어려운 수많은 Roundabout (한국말로는 원형교차로..라고 하는것 같다) 덕분에 온 정신을 구글맵 하나에 오롯이 집중한채 돌고돌아 겨우겨우 호텔로 도착할수 있었다. 6시간을 넘게 차를 타고 오기도 했고 마지막 호텔로 오는길을 찾느라 진이 빠진데다, 리스본의 공기오염이 생각보다 심각해 더욱 지쳐버린 우리는 호텔방으로 들어오자마자 방전되어버린 체력을 충분히 보충할수 있는 레스토랑부터 찾았다. 여행할때에는 왠만하면 현지의 음식을 맛보는걸 우선으로 하는 우리이지만, 이렇게 체력이 저하되었을때는 모험을 하기보다는 일단 살고 봐야한다는 생존본능에 따라 기적적으로 찾은 근처 중국 음식점에서 든든하게 배를 채우기로 했다. 다른 음식에 비해 매우 저렴한 가격에 무려 부페식으로 푸짐하게 제공되는 음식으로 가뭄에 단비가 내리듯 아주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할수 있었다.


내일은 리스본의 근교인 신트라와 유럽 땅의 끝, 호카곶으로의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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