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villa - Cordoba - Malaga
Dec 25, 2015
이제 열정의 도시 세비야를 떠나 코르도바를 거쳐 스페인 남부의 해안도시 말라가로 향한다. 코르도바는 세비야에서 약 2시간반정도 떨어진 말라가로 가는 길 도중에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중간에 살짝 들러보기로 한다. 코르도바에는 개인적으로 실물이 가장 궁금했던 곳이기도 했던 메즈키타 사원이 있는곳이라 굉장히 기대했던곳이다. 세비야에서 코르도바까지는 1시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느긋한 마음으로 출발할수 있었다. 하지만 나를 그렇게까지 기대하게 만들었던 코르도바라는 도시가 그렇게까지 나를 힘들게 만들줄은 그땐 미쳐 알지 못했지.
코르도바는 굉장히 작은 도시다. 거기에 메즈키타 사원이 위치한 곳은 코르도바의 역사지구로 개발이 묶여 있었기 때문에 도시의 다른 부분과 달리 옛날 모습 그대로가 남아있는곳이기 때문에 보기에는 좋을지 몰라도 좁디좁은 길이 미로처럼 얽혀있는곳이기 때문에 차로 올라가는것이 여간 어려운곳이 아니었다.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구글맵마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곳이었고, 심지어 길이 뚫려있지 않은곳을 한참 올라가다 결국 후진으로 백여미터를 내려와야하는 위험천만한 상황까지 겪는 우여곡절끝에 결국 메즈키타 사원에 도착할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또 주차가 문제였다. 크리스마스 당일이었기 때문에 메즈키타 주변의 공용주차장들은 모두 문을 닫은 상황이었고, 호텔의 주차장들은 호텔 손님이 아니면 주차가 불가능해 어디에도 차를 주차를 할곳이 없는 상황에 빠져버린것이다. 결국 물어물어 메즈키타 사원에서 차로 20분 (도보로는 5분여밖에 안걸리지만, 차도로는 멀리 20분이나 걸리는 거리를 빙 돌아서 가야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떨어진곳에 주차를 하고 겨우 올라올수 있었지만, 그렇게 이런저런 일들로인해 시간이 지체되어 버리는 바람에 결국 우리는 입장가능 시간에 늦어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에는 크리스마스 미사가 있으므로 성당안을 들어갈수 있는 마지막 기회는 크리스마스 미사에 참여하는것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엉겁결에 밴쿠버에서도 않는 성탄 전야미사와 성탄미사를 둘다 참여하는 아주 독실한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
La Mezquita
코르도바의 메즈키타는 영어로 하면 Mosque로 이슬람 사원을 의미하는 이름이다. 이곳은 원래 이곳을 지배했던 이슬람 교인들이 세운 사원으로 훗날 왕이 바뀌면서 가톨릭 성당으로 그 용도가 변경되었기 때문에 성당임에도 그런 이름이 붙여져 있다. 성당 내부는 온통 이슬람 사원의 분위기로 가득하지만 미사가 진행되는 중앙부분만 성당의 분위기로 개조되어 있다. 붉은색과 흰색으로 장식된 아치들이 끝없이 배열된 모습이 정말 독특하다. 언듯보면 놀이동산 같은 분위기가 나기도 하고...
Puente Romano
메즈키타 사원에서 조금만 내려가면 볼 수 있는 로마 다리는 과거 코르도바가 로마의 지배를 받던 당시의 흔적을 볼수 있는 다리다. 역사가 깊은 다리이긴 하지만 솔직히 가서 보면 크게 임팩트가 와닿지는 않는다. 사진으로 보면 그럴듯해보일지 몰라도 직접 가서 보면 별건 없다.
로마 다리를 끝으로 코르도바에서의 일정을 모두 마치고 우리의 다음 행선지인 말라가로 떠난다. 말라가는 주변의 도시들인 그라나다와 론다, 네르하, 마베야를 돌아보기위한 거점으로 삼은 도시이기 때문에 특별히 말라가의 도시 관광을 계획해놓지는 않았다. 말라가라는 도시 자체가 관광도시라기보다는 휴양도시에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마드리드에서부터 이곳 세비야까지 조금은 무리한 일정으로 쉼없이 달려와 쌓인 피로를 조금은 풀기위해 반나절쯤은 별다른 계획없이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렇게 2시간쯤을 달려 도착한 말라가에서는 시내로 나가 저녁과 함께 와인 한잔씩만을 하고 호텔로 돌아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내일은 말라가 근교의 작은 휴양도시인 네르하와 알함브라로 유명한 그라나다로의 작은 여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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