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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ootball Story/축구 뉴스

스페인, 우승을 하고 싶다면 무톱전술을 버려라

by EricJ 2012.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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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과연 또 다시 무톱전술에 대한 실험을 할것인가?

이번 유로에서 가장 화제가 되었던 전술을 들자면 아무래도 스페인이 들고나온 4-6-0, 즉 스트라이커가 없는 전술의 형태인 일명 '무톱전술'인데요, 어떻게 보면 이니에스타와 챠비라는 두 걸출한 패스마스터에 사비 알론소, 다비드 실바, 세스크 파브레가스, 헤수스 나바스, 후안 마타등 월드클래스급의 미드필더들이 즐비한 스페인에 잘 어울리는 전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사실 무톱전술을 들고나왔던 경기중에 큰 임팩트를 준 경기는 별로 없었던걸로 기억됩니다. 처음에 스페인이 무톱전술이란걸 들고 나왔을땐 뭔가 굉장히 판타지스러운 경이로운 축구가 펼쳐지겠구나 하고 기대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그냥 평소 스페인 축구에 스트라이커만 빠진 답답한 전술일 뿐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무톱 전술이라는게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에 의한게 아니라 그냥 다비드 비야를 잃는 바람에 믿을만한 원톱이 없어서 필요에 의해 어쩔수 없이 선택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했습니다. 실바와 마타, 나바스등 세계 최고 수준의 윙어들이 측면에서 날고 기어도 득점을 노릴만한 타겟이 없으니 경기는 답답하기만 한 느낌. 게다가 비야 대신에 뽑은 스트라이커들도 좀처럼 득점을 올릴 생각을 못하고 있다는게 더 큰 문제입니다. 조별리그 크로아티아전에서 원톱으로 내세웠던 토레스는 임팩트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채 교체당하고 말았고, 포르투갈과의 4강전에서 원톱으로 나섰던 네그라도 또한 실망스러운 경기력으로 결승전에 대한 걱정을 더욱 크게 안겨주고 있습니다. 게다가 결승전 상대가 빈틈없는 수비로 독일을 침묵시켜던 빗장수비 이탈리아라는 점이 스페인에게는 더욱 치명적입니다. 아시다시피 이탈리아의 수비진은 준결승전에서 이번 유로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진영을 갖췄다는 독일을 침묵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번 유로 득점왕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기까지 했던 마리오 고메즈도 이탈리아의 수비진을 상대로 아무 손을 쓰지 못했으며 외질과 토니 크루즈, 슈바인슈타이거, 그리고 후반에 교체되어 들어간 토마스 뮬러등의 공격수들이 수차례 이탈리아의 골문을 두드렸지만 끝내 열지 못했고, 막판 페널티킥으로 한골을 만회했을뿐 전체적으로 이탈리아 수비진에 꼼짝도 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독일도 열지 못한 이탈리아의 빗장을 과연 현재 스페인의 공격력으로 열수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최종병기 요렌테?

개인적으로 폼이 떨어진 토레스나 네그라도보다는 요렌테의 선발을 적극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하는데, 감독은 요지부동입니다. 사실 요렌테는 라리가에서 수위급에 속하는 스트라이커인데, 왜 감독은 그를 계속해서 배제한체 무톱전술을 밀어부치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설마 결승전에 최종병기로 쓰려고 지금껏 안쓰고 아껴놓은것은 아니겠죠. 진심으로 이탈리아의 강력한 수비진을 상대하려면 약삭빠른 토레스보다는 우직하고 터프한 몸싸움을 즐기는 요렌테가 훨씬 효과적일수 있습니다. 무톱전술로는 솔직히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를 뚫어내기 쉽지 않을겁니다. 스페인이 즐겨하는 점유율 축구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아무리 볼을 오래 갖고 있는다고 하더라도 마무리가 없다면 그 점유율은 아무 소용없습니다. 점유율축구의 마침표를 찍는 마무리의 역할로 다른선수보다 요렌테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 이번 유로에서 스페인을 응원하는 사람도 아니고, 솔직히 얘기하면 결승전에서 이탈리아가 스페인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아무리 잘 한다고 해도 한나라가 2회연속으로 유로우승을 차지하는건 좀 재미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경기 결과가 어떻게 되든간에 스페인이 결승전에서 최고의 경기를 보여줬으면 하는 바램은 있습니다. 유럽 최강자를 가리는 결승전이니만큼, 무력하게 무너지는것보다는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세계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스페인과 빗장수비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대결답게 화끈한 창과 방패의 대결을 보고 싶습니다. 그냥 그것이 제 바램입니다. 이왕이면 피를로가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장면을 보면 좋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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