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거슨 감독의 은퇴전 마지막 올드트래포드에서의 경기에 명단에서 제외된 루니를 두고 말들이 많습니다. 안그래도 그 이전부터 이적설은 끊이지 않았던 루니였는데, 맨유라는 구단의 전부라고 해도 좋을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홈경기라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 경기에 벤치에조차 앉지 못한것은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한 사건이긴 했는데요, 개인적으로도 그 전까지는 루니의 이적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이 경기에 명단에서 제외된것을 보고나니 이젠 돌이킬수 없는 일이 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직 시즌 최종전이 남아있긴 했지만 퍼거슨 감독이 맨유의 홈 그라운드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마지막으로 치르는 역사적인 경기였던 만큼 맨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골고루 출전해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가는길을 화려하게 장식해주었습니다. 퍼거슨 감독과 10년 이상을 동고동락하며 수많은 트로피를 함께 들어올렸던 맨유의 '과거' 라이언 긱스와 폴 스콜스, 리오 퍼디난드가 함께했고, 현재 팀에서 전성기를 맞이하며 맨유의 주축선수들로 활약중인 '현재' 마이클 캐릭과 파트리스 에브라 그리고 로빈 반 페르시, 처음 퍼거슨 감독의 눈에 띄어 맨유에 입단했을때까지만해도 애송이에 불과했지만 이젠 맨유의 10년을 책임져줄 핵심자원으로 성장한 '미래' 필 존스와, 치차리토, 대니 웰벡이 모두 퍼거슨의 마지막 홈경기에 출전했습니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맨유의 성공에 크게 기여했고 긱스와 스콜스를 이을 맨유의 레전드급 선수로 자라날것이라고 믿었던 웨인 루니는 맨유의 과거와 현재, 미래, 그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채 VIP박스 안에서 경기를 지켜보았습니다. 마치 오늘의 잔치에 자신이 끼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고 있는듯이 말이죠 .
퍼거슨 감독의 은퇴 결정 이전부터도 잦은 포지션 변경과 줄어든 출전시간등으로 인해 공공연히 맨유를 떠날 생각을 밝혀왔던 루니였고, 에버튼을 떠난이후 원수같은 관계로 완전히 틀어졌던 모예스 감독이 맨유의 감독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구단측에 이적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던 차였는데, 퍼거슨 감독의 은퇴경기에서 맨유의 얼굴과도 같은 선수인 루니를 제외했다는것은 구단측에서도 루니의 이적요청을 어느정도 수용했다는 뜻으로 해석할수 있기 때문이죠. 맨유는 이전에도 팀의 얼굴과도 같은 선수들을 과감하게 내친 전력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일입니다. 퍼거슨 감독은 인터뷰에서 마지막 홈경기에 루니를 제외시킨 이유에 대해 단도직입적으로 '그는 이적 요청을 했기 때문에 마지막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제외시켰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를 영입하겠다는 팀만 확실하게 나타난다면 그의 이적은 조만간 현실화 될것으로 보입니다.
팀의 상징과도 같았던 선수의 이적설이라 언론들은 벌써부터 루니의 대체자로 과연 누굴 영입할것인가에 대한 갖가지 추측을 내놓고 있는 상황인데요, 어떤 언론은 레알 마드리드의 카림 벤제마를 타겟으로 하고 있다고 하고, 또 다른 언론은 도르트문트의 레반도프스키를 영입할것이라는 추측을 내놓고 있기도 합니다. 하나같이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만약에 루니가 맨유를 떠나 다른 팀으로 이적을 결정한다하더라도 그를 대체할 선수가 꼭 필요한건지 의문이 듭니다. 루니가 이적을 결심한 이유는 반 페르시와 치차리토 웰벡등 스트라이커 진영의 포화상태로 인한 출전시간 저하와 본래의 포지션을 잃고 공격형 미드필더와 중앙 미드필더까지 내려와 플레이를 해야했던 심리적인 박탈감등이 주된 이유일텐데, 만약 루니의 대체자로 또 누구가를 데려오게된다면 포화상태에 이른 공격진간의 갈등은 해결되지 않을것이며, 맨유는 또다른 주축선수를 잃게 될것입니다. 공격진의 포화로 인해 이번 시즌 교체출전만으로도 상당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치차리토는 레알 마드리드와 바이에른 뮌헨등 명문 구단들의 제의를 수없이 받아왔지만, 그를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데뷔시켜준 퍼거슨 감독에 대한 의리를 끝까지 지키며 구단에 남았습니다. 루니의 이적은 분명 처음엔 맨유에 큰 타격을 입히는 사건이 되겠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의 존재로 인해 출전기회를 얻지 못했던 치차리토와 웰벡등 젊은 선수들이 활약할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것입니다. 치차리토는 분명 팀 최고의 공격수로 성장할 능력을 갖고 있는 선수입니다. 퍼거슨 감독의 마지막 홈경기에서도 그는 문전에서의 재빠른 움직임으로 선제골을 기록하며 '맨유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라는 이미지를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 시켜주었습니다. 대니 웰벡도 그러했고, 카가와 신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루니가 떠나간다고 해도 맨유를 책임져줄수 있는 선수들은 많이 있습니다. '맨유의 상징'과 도 같은 선수가 떠나간다는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맨유는 언제나 스타선수가 홀연히 떠나가도 최고의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반 니스텔루이가 떠났을때도 그랬고, 호날두가 떠났을때도 그랬으며, 반 데사르가 돌연 은퇴를 선언한 이후에도 맨유는 끄떡없이 프리미어리그 상위권을 지켜냈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맨유라는 팀은 한두명의 주축선수의 플레이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기 때문에 아무리 팀의 큰 부분을 차지했던 선수가 떠나간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그런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데 능한 팀입니다. 다음 시즌엔 퍼거슨 감독도 없고, 팀의 정신적인 지주였던 스콜스도 은퇴를 했으며, '살아있는 전설' 긱스 또한 이제 무려 마흔줄에 접어드는지라 예전같은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려울것인데다가, 간판공격수 루니마저 이적한다면 분명 맨유는 다음시즌 큰 변화에 따른 진통을 겪게될것입니다. 하지만 맨유는 그러한 변화를 결국은 이겨낼것이며 충분히 그럴만한 저력을 지닌 팀입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을 보강하는 일은 필요하겠지만 적어도 루니의 빈자리를 채워줄 적임자들은 다른곳에 있는게 아니라 맨유 안에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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