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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rip Diary/2014 Europe Trip

04. 여행 셋째날 in Geneva - 런던을 떠나 스위스의 제네바로...

by EricJ 201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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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 London

그렇게 새벽 댓바람부터 짐을 모두 꾸려 택시를 타러 나왔건만 런던에서의 시련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우리가 묵은 호텔에서 게트윅 공항까지 가는 택시요금은 총 75파운드. 분명 어제 택시 예약을 할때까지만해도 신용카드를 받는다고 했던 택시가 막상 지금 도착해서는 현금만 받는다고 우기기 시작한다. 당시 우리의 수중에 있던 현금은 단돈 50파운드. 다행스럽게도 택시회사의 사무실이 호텔 바로 옆에 있어서 찾아가 따진 끝에 결국 합의점을 찾았다. 그 택시회사 직원의 머릿속에서 나온 묘책은 우리가 가진 현금 50파운드에 나머지 25파운드는 택시기사의 기름을 채워주는것. 그야말로 혁신적인 택시비 계산법이 아닐수 없다. 어쨌든 그렇게 택시비 문제를 극적으로 해결하고 게트윅 공항으로 가는길. 시간은 새벽 3시. 그 유명한 런던의 자욱한 안개가 짙게 깔려있다. 앞이 보이지도 않는 뻥뚫린 고속도로를 택시기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빠른 속도로 질주한다. 런던은 공항으로 가는 마지막 한시간조차 편안하게 쉴수있게 허락하지 않는다. 



Leaving London...

항상 남들이 보통 잡는 계획보다 대략 1.5배정도 촉박한 일정으로 더 많은것을 보고자하는 욕심을 내는 우리이지만 런던에서의 1박 2일은 예상보다도 더 짧은 시간이었던것 같다. 분명 할만한것들은 다 한것 같지만 날씨가 도움을 주지 않을 경우를 계산에 넣지 않은것이 우리의 가장 큰 실수였던것 같다. 시간이 하루만 더 있었다면 좀 더 여유로운 런던 여행이 되지 않았을까. 다음날 날씨가 좋았다면 근위병 교대식도 볼수 있지 않았을까. 보고 온 사람들의 얘기에 의하면 크게 특별할것도 없는 그냥 세러모니라고들 하지만, 왠지 못보니 좀 섭섭한 마음이 들긴 한다.



여행 째날 Geneva, Switzerland (4.21.2014)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한시간여를 날아 (물론 얼마가 걸렸는지를 느낄새도 없이 탑승 하자마자 곯아떨어져버리긴 했지만) 스위스 제네바에 도착. 이곳은 모던했던 런던의 분위기와는 전혀 딴판인 한적한 시골마을에 가까운 분위기. 무엇보다 영어를 쓰는 런던과는 달리 프랑스어를 주로 쓰기 때문에 더욱 다른나라에 왔다는 느낌이 강하게 풍기는곳이었다. 시골스러운 분위기라 그런지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다. 하지만 영어에 능통하지 않아, 영어로 길을 물어보는 프랑스어로 대답해주는 그런 종류의 친절... 결국 손짓발짓을 모두 동원해 미리 예약해두었던 민박집에 겨우 도착했다. 주변에 도착하면 큰 간판이 우리의 눈에 들어오는 호텔과 달리 민박집은 우리가 직접 주소를 찾아 들어가야하기 때문에 찾기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었다. 주로 호텔을 이용하던 우리는 물가가 매우 비싼 제네바에서의 비용절감을 위해 처음으로 Air BnB에서 민박집을 이용해보았는데,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상당한 부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하는 선택이었다. 민박의 단점에 대해서는 차차 얘기하기로 하고... 그렇게 방으로 돌아와 지난 밤을 꼬박 새워 물에 젖은 스펀지처럼 무거워진 몸을 침대에 뉘이고 잠시 달콤한 낮잠을 청한다. 사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둘다 거의 실신하기 직전이었기 때문에 선택이아니라 생존을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제네바의 상징이라는 분수 Jet d'Eau. 솔직히 그렇게 '아름다운' 형태의 분수는 아니다.]


[중세적인 느낌을 물씬 풍기는 제네바의 올드타운 거리]


[세인트 폴 성당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제네바 올드타운의 풍경]


Geneva Oldtown

그렇게 부족한 잠을 조금이나마 보충하고 제네바의 시내관광을 위해 집을 나선다. 사실 제네바는 내일 가기로한 체르마트와 베른등의 도시를 가기위해 거점느낌으로 머문 도시였기 때문에 제네바 시내 자체에 대해선 큰 관심도 없었고 어딜 어떻게 가야하는지에대한 정보도 부족했다. 하지만 제네바라는 도시가 그렇게 큰 편이 아니라 그런지 민박집 청년의 간단한 설명과 길 곳곳에 있는 지도들만을 이용해 충분히 돌아다닐수 있는 수준의 도시였다. 오래된 건물들이 늘어서있는 올드타운과 도시안에 광활하게 펼쳐져있는 몽블랑 호수. 그 호수위로 힘차게 솟아오르는 한줄기의 분수 (분수의 이름은 Jet d'Eau로 영어로는 Water-Jet이라는 꽤 직설적인 뜻을 갖고 있다)가 이색적인 여유가 넘치는 도시. 정신없고 관광객들이 온도시에 넘쳐흐르는 복잡한 런던에서의 하루에 완전히 방전되어버린 우리에게 제네바는 여유라는 귀중한 선물을 선사한 곳이었다. 그렇게 간단하게 올드타운과 호숫가를 배회하며 간단한 제네바 시내관광을 마치고 마지막 일정으로 올드타운에 위치한 세인트 폴 성당의 꼭대기 전망대에 올라 도시 전체를 내려다보며 오늘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내일 우리가 만나게될 알프스의 고봉 바테호른을 위해...


PS) 올드타운 여행중 우연히 '그냥 배가 고파서' 들른 Le Flore라는 레스토랑. 나중에 알고보니 이 레스토랑이 유명 여행정보 사이트인 Tripadvisor에서 선정된 제네바 Top10레스토랑 안에 드는 레스토랑이었다. 어쩐지 파스타가 엄청 맛있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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