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ttle Trip Diary/2014 Europe Trip

05. 여행 넷째날 in Zermatt - 알프스의 중심 체르마트

by EricJ 2014. 5. 11.
반응형


여행 넷째날 to Zermatt (4.22.2014)

알프스의 명봉중 하나인 마테호른이 있는 도시 체르마트에 가기위한 기차를 타기위해 우리는 또다시 새벽같이 일어나 떠날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이용해본 민박집의 가장 불편한점은 전혀 Privacy가 보장되어있지 않다는 점. 방과 방사이의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아서 오늘처럼 다른 여행객들과 집주인이 자고있을 새벽 이른시간에 나가야하는 날엔 고양이 발걸음으로 조용조용히 다녀야하고, 물소리 때문에 샤워는 커녕 얼굴에 겨우 물칠만 하는 수준으로 간단한 세면만 한채 집을 나서야 했다. 새벽녘에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도 망설여야하는 불편함. 호텔이라면 있을수가 없는 불편이다.




어쨌든 그렇게 고양이 걸음으로 살금살금 빠져나온 우리는 어제 예약해둔 체르마트행 기차를 타기위해 제네바 센트럴역으로 향한다. 역안에 있는 카페에서 크로와상과 한잔의 커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한후 체르마트로의 긴 여정을 시작했다. 제네바에서 중간지점인 Visp역을 거쳐 체르마트에 이르기까지 대략 세시간반이 걸리는 긴 기차여행. 하지만 가는동안 눈앞에 쏟아지는 알프스의 절경덕에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수가 있다. 광활한 푸른 풀밭위에 여유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와 양들. 목축업으로 유명한 스위스답게 기차길 옆에는 상당히 많은 수의 가축들이 방목된채 길러지고 있었는데, 거기에 알프스의 거대한 산맥이 병풍처럼 둘러지자 스위스 특유의 목가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정말 주인이 돌보고 있긴 한건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유로운 환경에서 길러지고 있는 소와 양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풀밭들과 군데군데 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유채꽃밭들을 보니 스위스는 정말 대자연이 주는 엄청난 혜택을 누리고있는 나라가 아닌가 싶다. 그렇게 그렇게 형형색색의 꽃과 나무들이 만들어내는 멋진 풍경에 감탄사를 내지르느라 시간가는줄도 모르던 우리의 눈에 마침내 마테호른의 거대한 자태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In Zermatt

유명 영화배급사인 파라마운트사의 로고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져있는 마테호른. TV에서도 봤고 사진으로도 봤지만 직접 두눈으로 본 마테호른의 모습은 정말 웅장함 그 자체이다. 체르마트 시내의 어디에서도 볼수있는 엄청난 크기의 마테호른은 마치 체르마트라는 작은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안으며 보호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거대하고 어찌보면 정말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비로운 기운을 내뿜으며 내가 서있는 이곳을 지긋이 굽어내려다보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냥 산봉우리가 아니라 마치 살아있는 하나의 신비로운 생명체와 같이 느껴진다는게 신기하다. 그래서 옛날사람들이 이런 높은 산봉우리를 신성하게 여기고 숭배하며 감히 오르려하지 않았었던것 같다.




To Matterhorn

우리는 마테호른을 조금 더 가까이, 직접 다가가 보고 싶은 마음에 마테호른의 주변을 하늘에서 돌고 내려오는 (꽃할배에서도 나왔던) 헬리콥터 투어를 알아보았지만, 적지않은 가격, 거기에 헬기정원이 네명이기 때문에 우리 둘이만 가더라도 적어도 세사람분의 요금을 내야한다는 헬기투어측의 요구탓에 눈물을 머금고 돌아서야 했고, 대신 마테호른을 정면에서 바라볼수 있는 고르너그라트 (Gornergrat) 봉우리까지 기차를 타고 올라가기로 한다. 해발 3089미터의 산정상을 향해 느린속도로 운행하는 기차를 타고 굽이굽이 올라가는동안 초록으로 덮여있었던 산은 어느새 점점 눈에 덮힌 흰색으로 변해갔고,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있던 마테호른은 점점 나의 눈높이와 가까워져갔다.




드디어 고르너그라트 정상. 사방이 알프스 산맥으로 둘러싸여있는 정상에서의 경치는 그야말로 절경이다. 그 산봉우리들 사이에서도 단연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우뚝 솟아있는 마테호른의 모습은 '자연앞에서 절로 숙연해지게 만드는' 압도적인 스케일이었다. 해발 3000미터의 고지대라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고산증 증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조금 더 높은곳에서의 탁트인 전망을 감상하기위해 전망대까지 오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사실 얼마 걸리진 않는다)



개인적으로 '사람을 절로 숙연해지게 만드는' 스케일의 대자연을 몇번 본적은 있지만, 바라보는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는 느낌을 받게 만드는 마테호른은 다른 곳보다 조금 더 오랫동안 나의 머릿속에 깊이 남아있을것 같다. 역시 사람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자연의 위대함을 깨닫게 된다는게 맞는말인것 같다. 그렇게 위대한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돌아가는 기차안. 오는길보다 훨씬 오래걸린듯한 지루함을 느끼며 다시 제네바로 컴백. 오늘의 여행일정은 이것으로 마무리다.


내일은 곰으로 가득한 도시 베른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