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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rip Diary/2014 Europe Trip

06. 여행 다섯째날 in Bern - 곰의 도시 베른

by EricJ 2014. 5.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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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다섯째날 To Bern (4.23.2014)

여행 전날밤. 베른 여행에 대한 사전조사가 부족했던 우리는 급히 인터넷을 뒤져 갈만한곳을 찾아본다. 일단 베른 시내의 중심인 올드타운, 로즈가든, 베어파크, 폴 클리 (Paul Klee) 미술관등의 볼것이있다는것만을 대강 파악한채 아침 8시 11분, 곰의 도시 베른행 기차에 몸을 싣는다. 한시간을 넘게 차창밖의 목장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젖소들과 군데군데를 노랗게 물들이고있는 유채꽃밭들을 구경하며 목적지를 향해 끊임없이 달렸다.




In Bern

드디어 곰의 도시 베른. 베른이라는 도시 이름의 유래에 대한 설은 여러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유력한건 도시를 처음으로 설립한 베르히톨트라는 사람이 도시의 이름을 고민하던중, 사냥을 나가 가장 먼저 마주치는 동물을 도시이름으로 하겠다 마음을 먹었고, 그렇게 해서 가장 먼저 마주친 동물인 곰을 도시의 이름 및 상징으로 정했다는 설이다. 그것이 사실인지 알 방법은 없다고 하지만 도시 전체가 곰으로 뒤덮여있는것만은 사실이다. 큰곰 작은곰 진짜곰 가짜곰 무서운곰 귀여운곰 곰이란 곰은 다 있다. 일단 우리는 베른이라는 도시에대해 전혀 정보가 없었기에 가장 먼저 한일은 투어리스트 인포센터에 들러서 간단하게 여행정보를 얻는 일이었다. 도시가 정말 작아서 그런지 갈만한곳은 모두 걸어서 쉽게 다닐수 있을정도로 작은 크기인것 같았다. 일단 볼거리들이 몰려있는 올드타운으로 출발...이라고 해봤자 우리가 내린 기차역에서 2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곳이다. 일직선으로 쭉 뻗은 길 양옆으로 걸려있는 수많은 깃발들 (중세시대 상인들의 조합인 길드를 상징하는 깃발들이라고 한다.) 곰모양도 있고 산양, 원숭이, 독수리등의 동물들이 그려진 휘장들이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거리를 색색깔로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곰]


올드타운 거리 가장 초입에 있는 Prison Tower, Clock Tower등을 거쳐 베른의 중심에 있는, 시내 안에서 가장 높은 첨탑을 자랑하는 성당 Bern Munster에 도착했다. (Munster가 무슨 특별한 뜻을 갖고 있는가 싶어 찾아봤지만 그냥 영어로는 Minster, 베른 대성당이란걸 의미할뿐이다.) 걸어서 투어가 가능한 조그만 도시라는거에 비하면 성당의 크기가 상당히 크다는 느낌이다. 성당전체에 울려퍼지는 장엄한 파이프 오르간소리. 벽면을 화려하게 수놓은 스테인드 글라스, 옛날 카톨릭의 높은 위엄을 잘 표현해주고있는 높은 천장. 그리고 그곳에 그려져있는 화려한 벽화들. 유럽 어디를 가도 쉽게 볼수있는 전형적인 고풍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성당의 모습이었지만, 역시 몇번을 봐도 갈때마다 감탄을 할수밖에 없는것 같다.



[성당 꼭대기에서 내려다본 베른의 아름다운 모습]


Bern Munster

성당 내부 구경을 마친 우리는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수있는 성당의 꼭대기층에 올라보기로 했다. 5유로라는 거금(?)을 내야했고 끝도없는 가파른 계단길을 올라야하는 고행길이 눈에 선했지만, 전체적인 도시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수있는 탁트인 조망권이 보장된 고행이었기에 주저없이 계단길에 올랐다. 유난히 힘들었던 계단길의 끝에는 역시 환상적인 베른의 풍경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렇게 높은 성당의 꼭대기층에 올라 도시 전체를 내려다볼때면 그 옛날 카톨릭이 얼마만큼의 높은 권력을 지니고 있었는지 새삼 온몸으로 깨닫게 된다. 옛 모습이 잘 보존되어있는 도시를 가보면 그 지역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여전히 성당이다. 그 지역에 거주하는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높은 존재. 그 지역을 다스리는 인물보다도 높은 위치에 있는 존재였음을 보여주는것이다.



[♬ 곰세마리가 한집에 있어 ]

Bear Park

그렇게 성당투어를 마친 우리는 다리를 건너 Aore강을 내려다보며 식사를 할수있는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그곳은 베른에서 가장 유명한, 진짜로 곰이 살고있다는 베어파크가 있는곳이었는데, 대자연에서 마음껏 뛰어다닐수 없다는것이 좀 안쓰럽긴 했지만 코앞에서 본 곰 세마리는 솔직히 너무 귀여웠다. 세마리중 두마리는 수컷, 한마리는 암컷으로 추정되었는데, 연인사이로 추정되는 두마리가 엉겨붙어 알콩달콩한 시간을 보내는동안 한마리는 불쌍하게도 쓸쓸히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마치 사람의 모습같아 재미있었다.




Gurten Mountain

그렇게 점심식사를 끝내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 원래는 Jura Mountain이 우리의 다음 행선지였지만 투어리스트 인포센터에서 Jura Mountain에 대해 잘 모르는것 같아 그곳에서 알려준 Gurten Mountain으로 행선지를 바꿨다. 멀지않은곳에서 탈수있는 Gurten Bahn. 산이라고하긴 뭣하고 뒷동산 정도로 표현할수 있을법한곳이다. 가파른 경사를 직선으로 오르는 기차를 타고 불과 5분여만에 도착할수있는 Gurten산 정상. 뜬금없게도 그곳은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공원이 조성되어있는곳이었다. 어제 우리가 체르마트에서 마테호른으로 가기위해 탔었던 산악기차를 그대로 옮겨놓은 미니기차에서부터 미끄럼틀과 그네, 고카트까지 그곳은 어린이들을위한 천국이었다. 미니 산악기차를 한번 타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워낙 아이들이 많아서 민망스럽기도 하고, 무엇보다 무려 2프랑이나 내야해서 그냥 간단하게 포기.



[우연이 만난 아름다운 뒷동산 Gurten Mountain]


그 놀이공원의 앞쪽엔 그야말로 그림같이 아름다운 공원이 펼쳐져 있었다. 믿을수 없을만큼 탁트인공간에 커다란 나무 두그루. 그야말로 천국과 같은 공간. 그곳에 군데군데 돗자리를 깔아놓고 따사로운 햇살아래 여유롭게 피크닉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 우리도 빠듯한 여행 스케쥴로 지친몸을 잠시 잔디밭에 뉘이머 잠시나마 달콤한 휴식시간을 가질수 있었다. 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낮잠을 살짝 자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지만 시간에 맞춰 제네바로 돌아가야하므로 기상! 열차티켓은 왕복을 끊었지만 내려가는길이 길진 않을것도 같고 산구경도 좀 할겸 걸어서 하산을 하기로 했다. 중간에 잠시 동네길이 나와 조금 헤매긴 했지만 30분정도만에 우리가 올라왔던 바로 그 공간에 다시 당도했다. 나름 힐링을 할수 있었던 시간?



[저녁메뉴를 고르기위한 제비뽑기에서 뽑힌 '한식']


Gurten에서의 등산을 끝으로 곰의 도시 베른여행을 끝마쳤다. 계획했었던 로즈가든과 폴 클리 미술관은 시간관계상 생략. 다시 제네바로 돌아와 고민끝에 결정한 저녁메뉴는 바로 한국식당 '밥'. 사실 싸지 않은 가격이라 고민이 많이 됐지만, 닷새동안 빵만먹다보니 한국음식이 좀 땡기기도 했고, 제네바에서 만날수 없을줄 알았던 한국식당을 만나 반갑기도 했어서 제네바에서의 마지막 만찬을 한국음식으로 택했다. 한국음식점임에도 식당안은 온통 로컬들 뿐이었고, 다들 아무렇지도 않고 젓가락으로 불고기와 파전 그리고 막걸리와 한국맥주를 마시고있는 모습이 이채롭다. 가격은 대단히 비싼편이지만 우리의 지친 심신을 다시 일으켜주기에 충분한 맛이었다. 제네바에서의 만찬을 끝으로 스위스 여행일정은 종료.


Leaving Switzerland

정신없이 바빴던 런던여행에 비해 한층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즐길수 있었던 스위스 여행. 제네바를 기점으로해서 체르마트로, 베른으로, 기차여행은 정말 원없이 한듯하다. 하루 적어도 서너시간씩은 기차를타고 이동하며 바라본 아름다운 스위스의 풍경은 바쁜 도시생활에서 받아온 해묵은 스트레스를 맑게 정화시켜주기에 충분했던듯 싶다. 제네바의 한적한 호수, 체르마트 마테호른의 웅장한 자태, 베른의 아름다운 뒷동산. 그 모두를 이제는 추억으로 간직하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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