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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rip Diary/2014 Europe Trip

07. 여행 여섯째날 in Strasbourg - 끝이 보이지 않는 포도밭의 알자스 (Région Alsace)

by EricJ 2014.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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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섯째날 to 스트라스부르 (4.24.2014)

정든 제네바에서의 이틀과 작별을 고하고 다음 목적지를 위해 이른 아침 스트라스부르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스트라스부르에 가기위해선 중간 프랑스와 스위스의 국경지점인 바젤에서 열차를 환승해야한다. 스트라스부르에서 계획하고있는 알자스(Alsace) 투어 시간을 맞추기위해 새벽부터 움직인 우리는 그동안 쌓인 피로로 인해 열차를 타자마자 실신상태로 접어들었고 언제 바젤에 도착했는지도 모를정도로 아주 단잠에 빠져들었다. 원래 유럽여행은 많이 걸어야 하는 여행이지만 이번 유럽여행은 정말 유난히 많이 걸어다녔던지라 틈만나면 실신상태로 잠이 들어버리곤 했다. 바젤에 도착해 역안에있는 프랑스 국경(이라고 해봤자 진짜 문하나 열고 넘어가면 프랑스다)을 넘어 스트라스부르행로 가는 열차로 갈아탔다.



[스트라스부르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은 이탈리안 레스토랑]


In Strasbourg

드디어 도착한 스트라스부르. 투어가 예정된 시간은 1시 30분. 하지만 아직 한시간이 남아있었고, 호텔에서도 아직 방이 준비되지 않았다며 방을 내주지 않아 하는수없이 짐만 프론트에 맡기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으러 출발. 호텔에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라며 알려준곳은 원래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이었는데 얼마전 직종을 바꿨다며 친절하게도 이탈리아 음식을 파는 다른 음식점이 어디있는지 아주 자세하게 설명해준다. 이 미친 상도덕 같으니라구.. 그렇게 이탈리아 레스토랑을 찾아 아주 잽싸게 점심을 해결하고 호텔로 돌아오니 우리를 안내해줄 투어 가이드는 이미 도착해있다. 알고보니 1시 30분으로 알고 있었던 투어 예정시간이 사실은 1시 15분이었고 5분정도 일찍 도착했다고 여유를 부리고 있던 우리는 사실 10분을 늦은 상태였던 황당한 사태. 다행히 가이드 아저씨가 매우 넉살좋고 착한 아저씨라 별일은 없이 넘어갈수 있었다.



[성에서 내려다본 마을의 전경.. 정말 한눈에 마을이 쏙 들어온다]


[성의 내부엔 이렇게 당시 살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전시물들이 있다. 꽤나 호화스럽다.]


In Alsace

우리는 Half-Day 투어를 예약했기 때문에 Full-Day투어를 아침부터 돌고있는 다른 무리들과 합류하게 되었다. 그들이 점심식사를 한 위치에서 합류해 처음으로 향한곳은 높은 산 꼭대기에 위치한 어느 한 고성(古城). 알자스 지방에는 이렇게 포도밭을 내려다볼수 있는 산의 정상에 존재하는 성이 한때 500여개에 달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제대로 관리된 성은 그중 다섯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폐허처럼 방치되어 있거나 모두 무너지고 터만 남아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우리가 간 성은 지금까지 잘 관리되고있는 다섯개의 성중에 하나이다. 처음으로 이 성이 지어진건 대략 1300년대쯤으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전쟁으로 인해 유실과 복구가 반복되면서 우리가 본 그 모습을 하게된건 1800년대 후반쯤이라고 한다. 그 시절 유럽의 강대국들이 벌인 치열한 영토싸움의 흔적이라고 해야할까? 성 자체가 주는 느낌은 '크다'외에 그렇게 특출나게 감탄사를 내뱉게 할만한 무언가는 없었지만 도시 전체를 굽어볼수 있는 전망하나는 정말 인정할만 했다. 그 시절 이 크고 단단한 성을 짓기 위해 얼마나 많은 자제들이 쓰였을것이며 그 많은 자제들을 이 높은 산꼭대기까지 어떻게 끌어올렸을까. 얼마나 많은 노예들이 동원되었을것이며, 그 노예들은 또 이 더운 땡볕아래 얼마나 힘들게 일을 해야했을까. 이런 저런 생각이 스치듯 지나가는 그런 시간이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포도밭. 사진을 어떻게 찍어도 눈으로 볼때의 엄청난 크기가 도저히 담기지가 않는다.]


알자스 지방은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답게 엄청난 크기의 포도밭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는데, 한눈에 다 담기지도 않을정도로 넓은 땅 (가이드의말로는 한 와이너리가 소유한 포도밭의 크기가 800헥타르 정도가 된다고 하는데 솔직히 헥타르라는 단위가 자주 쓰는 단위가 아니라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그나마 익숙한 '평'단위로 계산하면 1헥타르가 약 3030평 정도라고 하니, 800헥타르라고 하면 얼마나 큰 넓이인지 대략 짐작이 간다.)에 수백 수천만 그루의 포도나무가 줄을지어 빼곡하게 들어차있는 모습은 내가 태어나서 본 그 어떤 포도밭보다도 더 엄청난 규모다. 밴쿠버에서 가까운 오카나간 벨리의 포도밭도 보고 크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곳에 비하면 그곳은 정말 뒷마당 텃밭수준인것 같다.




다음 목적지인 한 와이너리 (Gustave Lorentz)에 들러서는 와인 테이스팅도 하고 (그다지 맛이 특출나게 좋지는 않았다) 근처에 위치한 조그만 마을에 들러 주변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너무 금방 지나가 이름이 잘 기억이 나지 않는 그 마을은 작고 아기자기한 전형적인 유럽의 시골마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에니메이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된 도시가 알자스 지방의 마을중 하나인 콜마르(Colmar)라고 하는데 같은 지방이라 그런지 이곳에서도 그런 비슷한 느낌이다. 우리가 갔던때가 부활절이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여서 그랬는지 마을 여기저기에 부활절에 관련된 장식들을 많이 찾아볼수 있었다. 아마도 부활절에 온 동네사람들이 모두 참여하는 꽤나 큰 파티가 벌어지지 않았나싶다. 약 30분간 돌아볼수 있는 시간을 얻었는데 시간의 부족함 없이 다 돌아볼수 있을 정도로 아담했던 마을이다.




그곳엔 알사스 지방을 대표하는 새인 황새가 동네 군데군데에 둥지를 틀어놓은것을 볼수 있었는데 보기만해도 아찔한 높이의 뾰족한 첨탑위에 커다란 둥지를 틀어놓고 그곳에 알을 낳고 새끼를 돌본다는 사실이 꽤나 흥미로웠다. 자기들 딴에는 그곳이 가장 안전하게 새끼들을 키울수 있는곳이라고 생각했겠지. 인간이 일부러 유도한것도 아닌데 동네 여기저기 높은 첨탑마다 하나씩 자리를 잡고 둥지를 틀어놓은것이 재미있다.


그렇게 스트라스부르 주변 알자스지방 투어를 모두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은 아침부터 시내관광을 해야하고 오전에 곧바로 룩셈부르크행 열차를 잡아타야하는 나름 빠듯한 일정이기에 더이상의 관광없이 곧바로 숙소에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피로에 지친몸을 뜨끈한 컵라면 국물에 살짝 담가주고 하루를 마무리하며 잠자리에 든다.


내일은 드디어 베네룩스 3국 여행의 첫 시발점인 룩.룩.룩셈부르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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