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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rip Diary/2014 Europe Trip

09. 여행 여덟째날 in Brussel - 달콤함으로 가득찬 도시 브뤼셀

by EricJ 2014.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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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여덟째날 4.26.2014 to 브뤼셀

주로 기차로 이동해야하는 유럽여행을 하다보면 참 별일도 다 생긴다. 생각치도 못한 변수가 참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언제나 '이것조차 나중엔 다 추억으로 남으리라'는 여유로움으로 넘기며 의연하게 대처해야한다. 오늘 우리가 브뤼셀로 가기위해 타야했던 기차는 11시 20분에 탑승예정이었지만 공사로 인해 환승지점인 벨기에의 Arlon까지 가는 기차가 운행이 중단되어 대체버스를 이용해야했는데, 이미 그 대체버스는 11시 정각에 출발해버린 상황. 사전공지도 없이 (공지가 있었더라도 우리가 그 공지를 옳게 알아들었을리도 만무하다. 사실 운행이 중단되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것도 신기할 정도다) 그렇게 바꿔버린것이 당혹스러웠지만 이것이 유럽인걸 어쩌겠냐는 생각으로 다음 버스를 타고갈수밖에... 그 덕에 예정보다 1시간 늦게 브뤼셀에 도착하게 되었지만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In Brussel

요즘 유럽관광에서 가장 핫 플레이스라는 벨기에의 브뤼셀. 핫플레이스답게 이곳은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광객으로 북적이고 있는 곳이었다. 언제나 그렇듯 역에 도착하자마자 호텔로 가기위한 방향을 잡느라 애를 쓴다. 도착전에 미리 지도를 봐두고 아무리 예습을 해두고 해도 도착후 약 10분간 멘붕상태에 빠지는건 어딜가든지 필수코스인것 같다. 그렇게 주변사람들에게 묻고 물어 겨우 방향을 잡고 호텔로 가는 트램을 잡아타고 나서야 주변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크고 웅장하지는 않지만 황금색으로 도배된 화려한 건물들. 오랜 세월동안 그곳에 자리잡고 있었던 탓인지 룩셈부르크에비해 한층 여유롭고 자유로운 도시 분위기가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수많은 관광객들에 찌들어 오히려 브뤼셀 본연의 모습을 많이 잃었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의 느낌에는 우리가 가봤던 그 어떤 유럽의 대도시들 보다도 더 유럽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멋스러운 도시였다. 도시에 들어서자마자 어디선가 풍겨오는 달작지근한 냄새는 우리가 정말로 초콜릿과 와플로 유명한 벨기에에 왔구하 하는 느낌을 단번에 받을수 있게 해주고 있었다.




그렇게 주변 건물들을 구경하며 도착한 숙소에 짐을 풀고 곧바로 시내관광에 돌입. 쏟아져가는 인파들을 따라 쉽게쉽게 관광포인트들을 찾아나갔다. 가장먼저 호텔로 가는길에 버스에서 트램으로 갈아타는 길에 봐뒀더 Royal Palace앞의 정원으로가 아름다운 꽃과 나무 그리고 멀리 내려다보이는 브뤼셀 시내를 배경으로 기념사진들도 남기고, 발길이 이끄는 길을따라 양옆으로 늘어선 수많은 기념품 가게와 초콜릿가게, 와플 가게, 레스토랑들에 정신이 팔려 걷다보니 어느새 브뤼셀에서 가장 유명한 장소라는 그랑 플라스(Grand Place)에 도착했다.



Grand Place

세계에서 아름다운 광장으로 손꼽히는 그랑 플라스. 그랑 플라스를 둘러싸고있는 여러 건물들중 하나에 살았던것으로 유명한 '레미제라블'의 작가 빅토르 위고가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극찬을 했을만큼 수려함을 자랑하는 이곳에는 오랜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번쩍번쩍한 광택을 유지하고 있는 황금 장식과 정교하게 조각된 동상들로 화려하게 장식된 건물들이 놀라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현재 Town Hall로 쓰이고 있다는 광장내에서 가장 화려하고 큰 건물이 광장 한쪽을 전부 차지하고 있었고 그 옆으로 6채의 길드하우스, 그리고 왕가의 손님들을 모시는데 썼다는 건물들까지 광장 전체를 둘러싸고 있는 건물 하나하나가 아름다운 예술품 그 자체였다. 개인적으로 최고라고 생각하는 베니스의 산 마르코 광장에는 조금 못미치지만 빅토르 위고가 왜 이 광장을 그렇게 극찬했는지 충분히 이해할수 있을것 같다.



Manneken-Pis

그렇게 광장 구경을 마치고 브뤼셀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라는 오줌싸게 동상(Manneken-Pis)을 찾아나섰다. 다녀와본 사람들이 생각보다 분수가 찾기 힘들고 또 생각보다 동상이 굉장히 작다고 말하는걸 많이 들어왔지만, 이렇게 찾기 힘들고 또 이렇게 작을줄은 정말 몰랐다. 갖고 나온 시내지도와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겨우 찾아낸 동상은 정말 골목 후미진곳에, 터무니없이 작은 크기로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시에서 가장 인기많은 유명인답게 동상 주변은 그를 보기위한 인파로 좁은 골목길이 마비가 될 지경이었고 동상앞은 마치 유명 밴드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와 함께 혹은 그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위해 아우성을 치고 있었다. 나도 그 인파중 하나였었지만 그 인파에서 한발짝만 물러나 그 광경을 지켜보면 참 우습다. 예전 루브르 박물관에서 모나리자를 봤을때와 비슷한 느낌. 그깟 동상하나가 뭐라고 저리 난리들인가...



동상의 주변엔 그 동상을 본떠 만든 기념품과 열쇠고리 크고 작은 초콜릿등 상품들이 즐비해 그것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Rue Des Bouchers (홍합거리)

그렇게 유명인과의 만남을 마치고 저녁식사를 해결하기위해 레스토랑을 찾아 헤매던중, 우연찮게 벨기에 시내에서 빼놓을수 없는 구경겨리라는 홍합거리(Rue Des Bouchers)를 찾아냈다. 그냥 거리에 쏟아져있는 인파를 따라 이리저리 휩쓸려 다녔을뿐인데 의외로 쉽게 찾아낸것이 신기하다. 벨기에하면 홍합이 유명하다고 하니 또 한번쯤은 먹어주는것이 예의. 좁은 골목에 수십개의 레스토랑이 늘어서있고 수백 수천의 관광객들이 오고가는 거리인지라 레스토랑끼리 서로 손님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또한 치열하다. 그냥 걸으면 1~2분도 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였지만 지나는 레스토랑마다 웨이터들의 손에 이끌려 메뉴에 대한 설명을 듣느라 꽤 오랜 시간을 그 골목에서 보내야했다. 사실 얘기를 들어보면 거기서 거기고 가격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마음 정하기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정말 오랜시간을 고민한 결과 겨우겨우 한곳을 정할수 있었다. 별다른 기준은 없었다. 그냥 각국의 언어로 친절하게 메뉴설명이 되어있지 않은곳, 그리고 빈 테이블이 많지 않은곳, 그리고 가장 중요한건 느낌상 괜찮아 보이는곳. 들어가자마자 메뉴를 크게 볼것도 없이 홍합 찜 한통과 각종 해산물이 잔뜩 들어가있는 파에야를 주문. 홍합에는 두툼하게 잘라 튀긴 벨기에 특유의 감자튀김이 함께 나오는데 이 둘이 의외로 좋은 궁합을 보인다. 음식의 질도 나쁘진 않았고 양도 푸짐해 둘이 먹고 배가 터질만큼의 양이었지만 가격도 그만큼 만만치 않은 수준이다. 분위기와 웨이터의 술수에 휘말려 벨기에의 모든 레스토랑의 계산서에는 이미 서비스가격(팁)까지 포함되어있다는 사실을 잊고 팀을 줘버린건 나의 실수.



그렇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까 그 오줌싸게 동상앞에 다시 들러 벨기에에서의 첫 와플을 디저트겸해서 시식해보았다. 달작지근한것이 디저트로는 아주 그만인듯. 그런데 여기는 어슴푸레해질 시간인데도 여전히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그놈의 인기는 식을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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