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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 Trip Diary/2014 Europe Trip

13. 여행 열두번째날 in Amsterdam - 운하의 도시 암스테르담

by EricJ 2014.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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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열두번째날 04.30.2014 in Amsterdam

암스테르담에서의 여행일정은 매우 촉박하다. 바로 내일 비행기를 타고 영국의 맨체스터로 떠나야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오늘 단 하루. 비행기 시간을 바꿔일정을 조절해보려했지만 비행기표를 바꾸는 값과 암스테르담에서 하루 더 묵어야하는 숙소가격. 그리고 미리 지불한 맨체스터에서의 하루치 숙소값이 고스란히 날아간다고 생각하면 출혈이 만만치 않다. 그 출혈을 감수하고라도 바꿔보려 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프로세스 자체가 진행이 되지도 않는다. 어쩔수 없이 오늘 하루안에 모든 일정을 끼워맞춰보려 노력해보는 수밖에... 계획대로라면 아침에 아주 일찍 일어나 풍차마을인 잔세스칸스와 튤립밭을 구경했어야했지만 그러지 못하고 곧바로 암스테르담 시내관광을 시작한다. 미련이 남은 우리는 시내 곳곳에서 희미하게 잡히는 와이파이에 의존해 다시한번 비행기표를 바꿔보려 노력했지만 한시간여의 사투끝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차라리 시도도 안했다면 그 한시간도 알차게 보낼수 있었을텐데 그점이 아쉽다.



[암스테르담 한가운데에서 벨기에식 감자튀김을 팔고있는 Mannekin-Pis. 브뤼셀의 유명인을 여기서 또 만나니 반갑다]


Amsterdam Canal Tour

허탈감과 허기를 달래기위해 특대형 고깔에 담긴 대짜 감자튀김을 사들고 암스테르담의 운하 크루즈투어를 하기위해 배에 오르려는 순간, 배의 선장이 선내에 음식물 반입은 안된다며 우리를 막아선다. 아직 출발하려면 10분정도가 남았다고 하여 배 입구에서 감자튀김을 흡입하기 시작.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억지로 먹으면 그게 맛이 있을리가 있나. 그렇게 허겁지겁 감자튀김을 반정도 해치우고 쓰레기통에 던져버린후 투어를 위해 우리는 배에 올랐다.



[이곳은 암스테르담 운하에 놓인 여섯개의 다리를 한눈에 볼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해서 유명한곳이다.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직접 보면 꽤 멋진 풍경이다]


한시간이 약간 넘는 시간동안 암스테르담 곳곳을 거미줄처럼 연결하는 운하 구석구석을 돌며 암스테르담의 전체적인 모습을 간단한 설명과 함께 감상할수 있는 크루즈투어는 사뭇 낭만적이다. 같은 운하이지만 암스테르담의 운하는 베니스의 운하와는 많이 다른 느낌. 베니스의 운하는 물위에 지은 도시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자연스러운 느낌이었다면, 암스테르담은 철저히 필요에의해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운하라는 느낌이 강하다. 운하 양옆으로 늘어선 고풍스러운 집들과 운하에 정박되어있는 배를 개조해만든 낡아빠진 집들이 씁쓸한 대조를 이룬다. 예전에 집값을 감당할 능력이 없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낡은 배를 사서 그곳에서 생활하던 사람들. 이제는 정부에서도 그런 보트하우스들을 인정해 수도와 전기 가스가 공급되고 땅위의 집들과 별반 다를게 없은 생활을 할수 있다고 한다. 보트를 개조한 집들 뿐만 아니라 아예 주택의 형태로 집을 지어 물에 띄워놓은 집들도 볼수 있다. 그런 주거형태가 불편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곳엔 나름의 여유를 즐길수 있는 발코니와 정원도 있고, 배의 갑판으로 나와 여유롭게 선탠을 즐기며 책을읽는 사람들도 있다. 역시 만족이란건 자기 마음먹기에 달려있는것 같다.



[반 고흐 박물관을 보기위해 형성된 긴 줄. 우리는 미리 예약을 해놓은 덕분에 저 줄을 서지 않고 빨리 박물관에 입장할수 있었다.]


Van Gogh Museum & Rijk Museum

그렇게 잠시나마 암스테르담의 대략적인 모습을 둘러볼수 있었던 크루즈투어를 마치고 4시에 미리 예약티켓을 사놓은 반 고흐 박물관을 가기위해 급하게 또 발걸음을 옮긴다. 전세계 모든 유명 박물관이나 미술관에는 언제나 수많은 관광객들이 모이게 마련이고 자연스럽게 입장을 하기위한 긴 줄이 형성된다. 하지만 미리 인터넷을 통해 예약티켓을 구입해두면 긴줄에서 지루하게 한두시간씩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게 메롱을 날리며 빠르게 입장할수 있다. 반 고흐 박물관에도 약 한시간은 족히 기다릴법한 긴 줄이 형성되어있었지만 우리는 기다림없이 곧바로 입장할수 있었다.



[우리가 런던에서 그렇게 30분을 허비해가며 봤던 해바라기가 원래 있던 자리가 바로 이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박물관이다. 지금은 런던 네셔널 갤러리로 가 있어 이곳의 해바라기관은 텅 비어있고 저렇게 '이곳에 그림이 있었다'는 표시만 남아있다. 하지만 우리는 봤지롱.]


[라익 박물관 앞에 있는 Iamsterdam 조형물. 그 주변은 사람들로 정말 바글바글하다]


내가 미술에 대해서는 조예가 깊은편이 아니라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반 고흐의 그림을 보면 뭔가 화가 본인의 심경이 느껴지는것 같은 오묘한 감정이 생긴다. 다음코스인 라익 박물관의 폐장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대략 15분만에 속성으로 관람을 마쳐야했지만 반 고흐의 작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한번쯤 들러보기를 추천한다. 그렇게 번갯불에 콩구워먹듯이 반 고흐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찾은곳은 바로 옆에 위치한 라익 박물관이다. 폐장시간이 30분정도밖에 남지않아  입장할때 관리인이 내일 다시 오는게 낫지 않겠냐고 할 정도였지만. 내일 우리는 암스테르담을 떠나야하는 몸이므로... 라익 박물관 역시 속성으로 관람해야했지만 폐장직전의 박물관은 사람이 붐비지 않고 조용해 오히려 작품을 즐기기에 좋다는 장점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반 고흐 박물관이 더 마음에 들었지만 램브란트 같은 화가의 명화들을 보고싶다면 한번쯤 둘러볼만한 곳인것 같다. 



그렇게 순식간에 박물관 두개를 섭렵한 우리는 암스테르담에서의 마지막 저녁식사를위해 다시 거리로 나섰다. 고심끝에 결정한곳은 차이나타운 근처에 위치한 아르헨티나식 레스토랑 'Maria'. 아르헨티나 음식답게 메뉴는 처음부터 끝까지 고기.고기.고기... 우리는 갖가지 종류의 고기들이 다양하게 나오는 샘플러를 주문해 폭풍흡입을 시작했다. 암스테르담과 아르한테나식 레스토랑이 썩 어울리는 조합은 아니지만 맛있게 구워진 고기를 든든히 먹은 느낌이라 만족스러웠다. 어제는 타이음식 오늘은 아르헨티나식. 네덜란드와는 잘 어울리지 않는 메뉴였지만 네덜란드에서의 음식은 다 훌륭했던듯.



그렇게 우리는 저녁식사까지 해결한후 어제 투어가이드를 따라 돌았던 길들을 되짚으며 홍등가의 셀프투어를 가볍게 한번 해본다. 어제보단 낫지만 역시나 아직 적응이 되지 않는 분위기이다. 낮에는 투어리스트들로 붐볐던 거리는 밤에는 또다시 흥에 취한 사람들로 가득한 요지경 세상이 된다. 시내의 중심인 Dam Square에 세워진 놀이공원에서 뿜어져나오는 오색의 불빛들까지 더해져 더욱 현란하다. 이러고 또 호텔주변으로 가면 다른 세상에 온것마냥 쥐죽은듯이 조용하겠지. 정말 종잡을수 없는 매력을 가진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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